▲ 솔로몬 군도 대법원 건물. 솔로몬 군도 정부와 주민들은 최근 2019년 발생한 렌넬선 선박 좌초 사건 피해를 배상하라며 한국선주상호보험 등 국제 기업 5곳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위키미디아 커먼스>
3일 기후미디어허브는 태평양 도서국가 솔로몬 군도 정부와 민간인들이 한국선주상호보험(KP&I) 등 국제 기업 5곳을 자국 대법원에 제소했다고 전했다.
소송 대상이 된 사고는 2019년 발생한 렌넬 섬 선박 좌초 사건으로 당시 솔로몬 군도가 입은 환경·경제·사회적 피해 규모는 약 1억 달러(약 1조3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선박은 홍콩 선사 ‘킹트레이더’의 MV 솔로몬 트레이더호로 악천후 속에서 항해하다가 렌넬섬 강가바 만 암초에 걸려 좌초됐다. 이 사고로 솔로몬 트레이더호에서 중유 300톤이 유출돼 인근 일대 산호초와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사고 직후 솔로몬 군도 정부는 호주, 뉴질랜드와 협력해 기름 제거 및 선박 인양 작업을 진행했으나 사고 책임이 있는 기업들은 배상금을 전혀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 준비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 만큼 배상금이 책정된다면 기업들이 져야 하는 부담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송 원고 측은 운항 과정에서 선박 소유주의 법적 책임을 보상해야 하는 한국선주상호보험이 가장 큰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사고 당시 한국선주상호보험은 선박 소유업체들을 대리해 솔로문 군도 정부와 주민들에 공식 사과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프리모 아페아우 솔로몬 군도 전 법무장관 겸 소송 대리인은 “솔로문 군도 사람들에게 토지와 바다는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삶의 일부이자 문화의 중심”이라며 “기름 유출 사고는 지역민들의 땅과 해역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시켰고 우리는 피해를 입힌 기업들에 법적 책임을 묻고 지역사회가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