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사외이사들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되고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거액을 지원하는 등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상황에서 이사회 의사결정의 민주성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려는 뜻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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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등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는 개선안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출신의 사외이사를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사회는 권오현 부회장 등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다.
또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이사회의 주요 결정사항과 제안 등을 감독하도록 해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뢰를 높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이라며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배구조 전반에 점검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변경한 정관에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개선안이 포함됐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의장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은 권 부회장이 맡고 있다.
이번 개선책은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사외이사 선임 등 경영의 투명성을 요구한 점을 감안해 일정 정도 수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등으로 악화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며 “이사회 투명성 제고와 주주환원 강화도 이런 노력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합류한 만큼 오너가 독단적으로 경영을 한다는 시각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는 점도 이번 개선책을 내놓은 배경으로 꼽힌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삼성전자는 인적분할이 이사회의 의도와 상관없는 외부 전문가들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며 “오너일가에 결정권이 집중돼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미르와 K스포츠에 거액을 출연하고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도 지원하는 등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점도 어느 정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경유착의 의사결정을 누가 했느냐를 놓고 외부의 시선이 따가운 상황인 만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