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12-18 15: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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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가 2월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에이피알>
[비즈니스포스트] 에이피알이 남녀노소 모두를 겨냥한 미용기기로 업계 왕좌 굳히기에 나섰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이사는 기존의 30~50대 성인 여성 타깃에서 벗어나 청소년부터 고령층, 남성까지 아우르는 ‘전 세대 피부 고민 해결사’를 자처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의 공격적 행보는 개인화된 뷰티 트렌드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을 겨냥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7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남성은 물론 청소년과 고령층까지 전 연령대에서 피부 미용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남성 뷰티 시장 규모는 올해 1조12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조1100억 원에서 약 1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CJ올리브영의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남성 회원 매출은 연평균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고객층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온라인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올해 7~9월 10대 고객의 화장품 구매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3% 증가했으며 구매자 수도 296% 늘었다. CJ올리브영 10대 회원 수도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대에서 20대 초반 타깃으로 11월에 출시된 ‘부스터프로 미니’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제품은 기존 ‘부스터프로’의 핵심 기능인 광채(부스터) 모드에 집중한 휴대용 미용기기다. 작은 크기와 10만 원대의 높지 않은 가격대로 10대 청소년과 20대 대학생들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평가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을 겨냥한 제품군은 주름 개선과 피부 재생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40~50대는 주름과 피부 탄력 저하를 가장 큰 피부 고민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이러한 중장년층의 수요에 맞춰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해오고 있다.
2022년에는 주름 개선과 탄력 증진에 특화된 ‘유쎄라딥샷’, 2023년에는 국소 부위 주름 개선용 ‘아이샷’을 선보였다. 이어 올해 9월에는 리프팅 전용 미용기기 ‘하이포커스샷’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피부 속 근막층을 정교하게 자극해 두껍고 처진 피부의 탄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에이피알이 다양한 미용기기를 출시하고있다. (왼쪽부터) 부스터프로미니, 부스터프로, 울트라튠. <에이피알>
반면 20~30대 고객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피부 노화가 덜 진행돼 미백, 탄력, 모공 관리 등 다기능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오픈서베이의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이들은 블랙헤드, 모공, 건조 피부를 가장 큰 고민으로 꼽았다.
에이피알은 이런 수요에 발맞춰 다기능 미용기기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광채, 탄력, 모공 관리 등 여섯 가지 기능을 갖춘 ‘부스터프로’가 있다.
‘부스터프로’는 여섯 가지 기능을 하나의 기기에 통합한 제품으로 광채, 탄력, 볼륨, 모공 관리 등을 제공한다. 부스터 모드, 미세전류 모드, EMS 모드, 에어샷 모드 등 네 가지 핵심 모드를 통해 다양한 피부 고민 해결을 돕도록 설계됐다.
올해 5월에 출시된 ‘울트라튠 40.68’도 피부 재생, 탄력 증진, 피부결 개선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는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피부과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40.68MHz 고출력 고주파와 미세전류를 결합해 콜라겐 흡수 효과를 높였다. 40.68MHz 주파수는 피부과용 의료기기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 가정용 미용기기에 적용된 것은 ‘울트라튠 40.68’이 최초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가정용 미용기기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6.1% 성장해 898억 달러(약 12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중저가 모델 출시로 1020세대까지 소비층이 확대된 점과 병의원 시술 기능이 가정용 기기로 확장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미용기기와 화장품 부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꾸준한 신제품 출시와 채널 다변화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며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울트라튠’과 ‘하이포커스샷’을 출시했고 ‘부스터프로 미니’ 등의 라인업 확장을 통해 해외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피알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4785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표 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2021년 출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250만 대 이상 판매되며 국내 가정용 미용기기 업계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미용기기별 고객 연령대를 별도로 집계하지는 않으나 점점 다양한 연령층에서 가정용 미용기기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자사몰 판매량을 살펴보면 기존 30~50대 여성 고객 중심에서 최근 낮은 연령층에서 남성들까지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