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가상화폐시장이 비상계엄 여파로 한때 급격한 '패닉셀(투매)'을 겪었으나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계엄에 따른 시세 급락에도 불구하고 단시간 안에 비트코인 시세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목격한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강한 매수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0만 달러 시대' 열어젖힌 비트코인, '패닉셀' 넘어서며 우상향 신뢰 커져

▲ 비트코인이 5일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넘기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5일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2시23분 기준 전날보다 4.50% 상승한 1억4500만3천 원에 거래되면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약 1억4154만 원)를 돌파하면서 가상화폐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도 이날 정오 무렵에 비트코인은 1억4610만 원까지 치솟으며 새로운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동안 10만 달러 문턱에서 조정을 받아오던 비트코인이 이날 새로운 신고가를 세울 수 있었던 동력은 가상화폐 규제기관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이 지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은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단체인 토큰얼라이언스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어 향후 SEC가 가상화폐업계에 유리한 규제 환경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순식간에 탄력을 받은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날 “현재 가상화폐 경영진과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가상화폐업계가 ‘황금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리한 새로운 규제가 대형 자산운용사의 자금을 시장으로 이끌 것이라는데 배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신고가 행진에도 국내 가상화폐시장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 정치적 혼란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패닉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어서다.

3일 오후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로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한순간에 30%가량 하락하는 급락장이 발생했다. 

이후 비트코인 시세가 다시 회복하기는 했으나 탄핵 정국으로 들어서고 있어 정치적 혼란이 계속될 경우 이와 같은 패닉셀은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가상화폐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당분간 국내 정세가 불안정할 것으로 보여 가상자산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이슈들이 항상 저녁에 있고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시세 변동성은 점점 커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0만 달러 시대' 열어젖힌 비트코인, '패닉셀' 넘어서며 우상향 신뢰 커져

▲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사진)는 비상계엄에 따른 시세 급락에도 불구하고 단시간 안에 비트코인 시세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을 목격한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강한 매수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비상계엄 때와 같은 패닉셀 현상이 다시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 이외에 해외 거래소로 이체해 매각할 수도 있고 국내 요인에 의해 급락했더라도 결국에는 해외에서 거래되는 시세에 맞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가상화폐시장은 주식시장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한국 주식은 한국에서 밖에 거래를 못 하지만 비트코인은 시장이 글로벌하게 퍼져 있고 24시간 거래할 수 있어 현금화할 기회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3일에도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시세가 30% 하락했지만 해외 거래소의 시세는 1~2% 정도 변동하지 않은 것을 보자 오히려 이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자금이 시장에 더 많이 들어왔다.

4일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저가 매수를 하려는 자금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 몰리면서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주요 가상화폐거래소의 하루 거래량은 연중 최고치인 51조 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는 “비상계엄이 겪어보지 않았던 종류의 이벤트였기에 당일 굉장히 크게 하락했지만 그 하락을 경험한 사람들이 ‘자기가 잘못 생각했구나’라는 걸 지금 깊이 깨닫고 있는 상황이라 똑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