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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시복식 제단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세계 주요 외신들이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순교자 124위 시복식 소식을 크게 다뤘다.
로이터통신은 '막대한 부 옆에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있다'는 교황의 강론을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부유한 국가가 된 한국에서 노인 인구의 절반 가량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외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5일 대전에서 세월호 유족을 따로 만난 데이어 16일 시복미사 집전 직전에도 광화문광장에서 또 유족 400여 명을 만나 위로한 점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세월호 유족들이 광화문광장 천막에 '교황님은 고통받는 자를 사랑하시지요. 세월호 유족들이 여기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내걸었다고 도보했다.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은 시복식을 여러 차례 생중계로 연결해 시복식이 시작되기 전 신자들이 줄지어 입장하는 모습과 시복미사 장면을 내보냈다.
BBC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최대행사인 시복식이 셀 수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며 "교황을 처음 직접 본 사람들이 감동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수십만 명이 교황을 맞았다면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시복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에서 18세기 조선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이 이뤄졌다면서 다른 나라와 달리 선교사의 도움없이 자생적으로 뿌리를 내린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닷새 동안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일정 가운데 시복미사가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소개하면서 교황의 안전을 위해 매우 엄중한 경호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일부 참석자는 오전 3시30분께부터 광화문광장에 나와 조용히 성경을 읽으며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시복미사를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십만명의 인파 앞에서 ‘아시아의 호랑이’인 한국의 특별한 가톨릭 전통을 언급하면서 124위 순교자들의 시복미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식 트위터(@Pontifex)에 영어와 한국어를 이용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모두 15개의 글을 올렸는데 시복식 직후에 “순교자들은 저희에게 부와 명성과 영예는 중요하지 않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유일하고 진정한 보물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앞서 외신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의 한국을 방문한 데 대해서도 비중있게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교황 남북한 사이 대화 촉구',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교황 위로와 희망을 말하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 연설서 한반도 평화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미국 CNN 방송은 “교황의 이번 방문은 그동안 아프리카 등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아시아교회의 성장에 대한 관심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천주교의 신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힘든 환경을 이기고 자립한데다 한국 천주교가 사회정의에 헌신해온 점 때문에 교황이 한국 천주교를 교회의 미래모델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