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저지로 자금줄 막기 나서, xAI 주도권 잡기 성공할까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가 2016년 9월 전기차 제조 공장에서 샘 올트먼 당시 와이콤비네이터 회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공식 유튜브 영상에서 갈무리. <와이콤비네이터>

[비즈니스포스트] 오픈AI가 광고 도입과 영리법인 전환으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경쟁사인 xAI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 소송까지 제기하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미국 차기 정부에서 맡을 정부효율부 수장 지위와 트럼프 당선인과의 우호적 관계를 살려 경쟁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이는데 오픈AI를 향한 견제가 성공할지 관심을 모은다.

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인공지능 제품에 광고를 도입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광고 도입은 아직 구상 단계지만 챗GPT 주당 활성 사용자가 2억5천만 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오픈AI에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오픈AI는 최근 66억 달러(약 9조2650억 원) 자금을 조달받는 조건으로 2년 안에 영리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오픈AI는 ‘오픈AI LP’라는 영리 자회사를 세운 뒤 이익에 상한선을 두고 이를 초과하면 비영리 기업인 모회사 오픈AI에 기부하는 다소 복잡한 형태의 사업체로 꾸려져 왔다. 

인공지능 개발과 연산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자 영리기업으로 전환하고 광고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오픈AI의 이러한 움직임에 일론 머스크가 소송을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다.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법인 전환을 중단시켜 달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오픈AI가 투자자에게 xAI를 포함한 인공지능 경쟁사에 자금을 대지 말 것을 요구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근거한 소송이다.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자체 챗봇 출시로 챗GPT를 추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에 더해 오픈AI 영리기업 전환을 저지해 자금줄까지 마르게 하겠다는 속내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포춘은 “정부가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 과정에 문제는 없는지 자세히 조사하거나 기소 결정까지 내리면 오픈AI는 지옥을 경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저지로 자금줄 막기 나서, xAI 주도권 잡기 성공할까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겸 CEO(왼쪽)가 11월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열린 스타십 로켓 6차 시험 발사 현장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xAI가 오픈AI를 견제하는 방식은 소송뿐 아니라 정부 규제와 같은 다른 방식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일론 머스크가 미국 차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에 지명된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메타와 구글 경영진은 머스크가 미국 차기 정부에서 반독점 규제를 공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한다”라고 전했다. 

거대한 빅테크 기업 경영진마저 머스크가 정부 규제로 자신들을 옥죌지 주시하는데 소송까지 걸린 오픈AI로서는 엄청난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려 할 때 머스크가 영향력을 발휘해 오픈AI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당국이 사기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제품을 정부 서비스에 도입하거나 에너지 공급과 같은 인프라를 세울 때 오픈AI에 불리한 선택지를 고르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 미국 정부가 오픈AI보다 xAI를 선호하게끔 만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는 다른 인공지능 경쟁사보다 다소 늦은 2023년 3월 xAI를 직접 설립했다. 

인공지능 시장이 보일 성장 잠재력은 물론 테슬라나 X 그리고 스페이스X와 같은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xAI와 오픈AI 경쟁은 머스크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회사 설립 가치를 저버리고 챗GPT로 영리를 추구하는 일을 비판하며 샘 올트먼 CEO와 꾸준히 대립각을 세웠다.

머스크가 샘 올트먼을 ‘사기꾼(Swindly)’이라고까지 칭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xAI를 키우려는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사이 신경전이 소송까지 번지며 실제 경쟁 국면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결국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 들어 반독점 규제를 비롯한 영향력을 적극 활용해 오픈AI의 핵심 성장 전략인 영리기업 전환을 막아 추격할 수 있을지가 경쟁의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다만 샘 올트먼 CEO 또한 정부 정책에 대비할 물밑 작업을 진행해 머스크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국면으로만 흐르지 않을 여지도 남아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트럼프 당선인과 연줄을 만들기 위해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및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에 접촉을 시도했다”라고 분석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