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국내 첫 메가 캐리어 탄생이 예고된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관한 기대와 함께 독과점 폐해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기업결합 심사 종결로 1988년 이후 36년 동안의 국내 항공사 양강 체제가 막을 내리고 세계 10위권 국내 첫 매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가 곧 탄생한다.
합병 항공사 출범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운임가격 상승과 소비자 편익 후퇴 등 독과점 폐해에 관한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9년 국제 유상수송량(RPK)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산 RPK는 세계 11위다.
IATA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순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2019년 RPK는 대한항공이 18위, 아시아나항공이 32위였다. 두 회사가 최종 합병하면 통합 항공사 순위가 11위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 매출은 14조6천억 원,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6조5천억 원으로 두 회사 합산 매출은 21조1천억 원에 달한다.
보유 항공기 수도 200대를 단숨에 넘게 된다. 대한항공은 여객기 135대와 화물기 23대, 아시아나항공은 여객기 68대와 화물기 1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 기준 대한항공은 114개 도시, 아시아나항공은 72개 도시에 취항했다. 운항노선이 크게 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합병으로 이관하게 된 일부 노선은 기존에 취항하지 않았던 새 노선으로 바뀌어 관련 소비자 선택지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경쟁체제에서 지출했던 비용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나 항공정비(MRO) 등 국내 항공산업에 투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회사 합병으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LCC)를 합친 통합 LCC도 출범하게 된다.
다만 국내 유일의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따른 독과점 관련 우려도 나온다.
통합 항공사의 여객 수송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경쟁 부재에 따른 운임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은 전체 노선의 40%를 넘어서는데 대한항공은 합병 뒤 포화인 중·단거리 노선은 줄이고, 장거리 노선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여기에 자회사 LCC까지 통합하면 통합 항공사가 알짜 노선을 모두 보유하게 돼 소비자 입장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여부에 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