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4-11-20 16: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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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이 해상풍력발전 송전망 케이블 분야에서 LS전선을 향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해상풍력발전 송전망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회사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1조 원을 투입해 해저케이블 생산설비 건설에 돌입,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 내·외부망 해저케이블을 모두 생산하는 LS전선과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 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이 해상풍력 송전망 해저케이블 사업을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풍력 내·외부망 해저케이블을 모두 생산하는 LS전선과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대한전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전략과 함께 터빈 대형화로 먼 바다에 조성되는 해상풍력발전기가 늘어나면서 필요한 해저 송전망 케이블 길이도 늘어나고 있다. 해저케이블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20일 대한전선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해상풍력발전 송전망에 쓰일 해저케이블 수주를 위해 발표가 임박한 정부의 해상풍력발전 사업자 입찰 결과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해상풍력발전 입찰물량은 총 1.5GW(고정식 1.0GW, 부유식 0.5GW)로 결과는 12월 중 개별 사업자(디벨로퍼)에 통보될 예정이다. 이후 낙찰 사업자들이 입찰계획서에 써낸 해저케이블 제조사들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다.
특히 지난 번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사업자 안마해상풍력의 ‘재도전’ 결과에 회사는 주목하고 있다. 안마해상풍력이 지난해 10월 대한전선을 해저케이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입찰에 참여했지만, 낙찰에 실패하며 공급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개별 풍력 터빈의 전력을 모아 해상변전소로 연결하는 저전압 구간을 ‘내부망(Inter-Array Submarine Cables)’, 해상변전소에서 지상변전소까지 연결하는 고전압 구간을 ‘외부망(Export Submarine Cables)’로 구분한다.
통상 저전압 전선인 내부망 해저케이블의 기술 난도가 낮고, 고전압 전선인 외부망 해저케이블이 기술 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전선은 올해 2월 154kV급 초고압 해저케이블 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외부망 해저케이블 생산 준비를 완료했다. 또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과 다이내믹 해저케이블 등 차기 케이블을 개발 중이다.
앞서 회사는 올해 5월 충남 당진에 내부망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는 1공장 1단계 설비 준공을 마치면서 해상풍력발전 해저케이블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회사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1조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2공장 건립 계획을 18일 확정했다. 이 곳은 2025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해저케이블 1공장 2단계와 마찬가지로 외부망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예정이다.
2공장 완공 시 생산능력은 현재 연간 약 2500억 원에서 약 5배 늘어난 연간 약 1조1천 억~ 1조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회사는 설비 증설을 위해 지난 3월 46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4125억 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에 투입키로 했다.
▲ (왼쪽 세번째부터)송종민 대한전선 대표이사 부회장, 오성환 당진시장,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등 정계 인사들과 대한전선 관계자들이 지난 7월 충남 당진에서 열린‘대한전선 팔로스호 취항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전선>
회사는 또 지난 7월 580억 원을 주고 확보한 자체동력 해상풍력용 케이블 포설선 ‘팔로스’호 운항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해저케이블 생산부터 시공까지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송 부회장은 조선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호반건설에 입사해 그룹의 재무회계와 경영부문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호반산업의 2021년 대한전선 인수전을 진두 지휘했으며, 2023년 5월 대한전선의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대한전선이 해상풍력 송전망 해저케이블 사업을 강화하면서 기존 시장의 터주대감인 LS전선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LS전선은 이미 내부망·외부망 해저케이블 생산체계를 갖췄고, 케이블 포설을 수행하는 LS마린솔루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대한전선과 LS전선은 국내 전선업계를 양분하고 있지만 ‘기술유출 논란’, '공동피고소송'(12월 2심 선고 예정) 등 마찰로 껄끄러운 사이라는 게 재계 전언이다.
시장조사업체 CRU2023에 따르면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 규모는 2022년 49억 달러에서 2029년 217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은 해저의 물리적 환경을 견디기 위해 추가 외장이 필요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며 “앞으로 해상풍력 송전망 해저케이블 사업을 빠르게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