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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미래 투자 방점, 알짜사업도 '고성장'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11-19 15: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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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2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현</a> CJ그룹 미래 투자 방점, 알짜사업도 '고성장'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미래 투자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진은 이 회장이 1월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CJ올리브영 본사에서 임직원들과 만나고 있는 모습. < CJ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미래 투자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성장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판단하면 알짜사업이라는 평가를 받더라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놓고 나오는 말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 매각 검토는 이런 의지가 드러나는 사례로 여겨진다.

이 회장이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을 매각하면 막대한 현금 유입이 예상되는데 이를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이나 CJ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레드바이오사업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문 매각을 검토하는 것을 놓고 새 성장동력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의 기업가치는 약 6조 원이다. 올해 바이오사업부문이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약 9.4배 규모다.

바이오사업부문이 성공적으로 매각된다면 CJ그룹 입장에서는 단번에 굵직한 기업 여러 개를 살 수 있는 돈을 쥐게 되는 것이다.

CJ그룹이 인수합병에 가장 많은 돈을 썼던 사례는 2019년 미국 대형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인수 때다. 당시 2조8천억 원을 투입했다.

시장에서 언급되는 가격대로라면 CJ제일제당이 슈완스와 같은 기업을 2개 인수하고도 돈이 남는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찾아 인수에 성공한다면 CJ제일제당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와 같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로 미국 시장에서 우뚝 섰다. CJ제일제당이 슈완스 인수 직전인 2018년 미국에서 낸 매출은 3649억 원가량이었는데 2023년에는 4조3807억 원을 냈다.

CJ제일제당이 ‘제2의 슈완스’를 찾아 인수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매각 주체가 CJ제일제당이다보니 본업인 식품사업부문과 가장 시너지를 크게 낼 수 있는 매물을 찾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제일제당에게도 식품사업부문의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식품사업부문은 크게 가공(가정간편식, 만두, 조리냉동, 햇반 등)과 소재(밀가루, 식용유 등)으로 나뉘는데 가공사업에서는 조금이나마 성장하고 있지만 소재사업에서는 갈수록 외형이 줄어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3분기 연속으로 소재사업에서 매출이 뒷걸음질했는데 그 폭이 해외사업의 매출 확대 규모를 상쇄해 전체 실적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

외부 환경을 감안해도 CJ제일제당이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적합한 시기가 조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와 K컬처 등이 주목받으면서 CJ제일제당 제품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흐름에 발맞춰 CJ제일제당의 식품 제품을 해외에 더욱 빠르게 보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면 다소 정체된 실적 흐름을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이재현 회장이 그룹 차원의 투자로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매각 자금을 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CJ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회사에 투자금을 대는 쪽으로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그룹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사업을 펼치는 회사다. 모회사가 바로 CJ제일제당이라는 점에서 투자금 일부가 CJ바이오사이언스로 흘러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19일 CJ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현 회장이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을 매각하는 것은 다소 뜻밖의 결정으로 여겨진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은 CJ그룹의 3대 바이오사업에서 중심축이다.

CJ그룹은 크게 그린바이오(농업 관련)와 화이트바이오(화학제품 관련), 레드바이오(생명과학기술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그린바이오는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부문을 통해 전개하고 있는 사업 영역으로 회사의 알짜사업으로 평가받아왔다.

과거 연매출 4조 원가량을 안정적으로 내면서 연간 영업이익 5천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성장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점이 이 회장의 매각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바이오사업부문에서 판매하는 아미노산 8종 가운데 5종은 글로벌 1위 제품이다.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 탓에 실적에 취약한 부분도 적지 않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바이오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 804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22년보다 80.4% 급감한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반등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언제 또 중국의 저가 공세가 이뤄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매우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실제로 독일과 일본의 주요 아미노산 기업들도 최근 수 년 동안 중국의 저가 공세 탓에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파악된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 매각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여겨진다.

CJ제일제당은 이미 바이오사업부문 매각 결정을 앞두고 일부 인력을 다른 부서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사업부문에 남은 직원들은 매각 소식에 거취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국내 기업이 인수에 뛰어들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적 위험부담이 큰데다가 몸값으로만 수조 원을 써낼 만한 기업을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이 회장이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을 매각하려면 해외에서 인수 후보자를 찾아야 한다고 그린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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