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아르헨티나가 국제 기후대응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13일(현지시각) 가디언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되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참여한 자국 대표단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기후위기는 사회주의적 거짓말”이라고 부르며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파리협정은 2015년 세계 각국이 글로벌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아래로 억제하자고 협의한 조약을 말한다. 이번에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파리협정을 "불평등 조약"이라고 부르며 임기를 시작하면 탈퇴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단 최선임자인 아나 라마스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그런 명령이 내려온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는 외교부로부터 더 이상 협상에 참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고 지금 말해줄 수 있는 것은 그뿐”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대표단이 받은 지시는 이번 COP29에 한정된 것이고 파리협정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아르헨티나가 미국과 함께 파리협정에서 이탈하면 국제 공조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12일(현지시각)에는 트럼프 당선인과 밀레이 대통령이 직접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밀레이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밀레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식에 전문가들은 COP29 이탈 결정이 국제 외교 환경 및 아르헨티나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줄리에타 젤리코비치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대학 외교학부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아르헨티나의 주요 외교 파트너인 유럽연합과 다른 남아메리카 국가들에 나쁜 신호를 보냈다”며 “환경을 향한 약속 없이는 곧 열릴 이번 G20 회의에서도 뭔가 합의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오스카 소리아 국제 싱크탱크 ‘커먼 이니셔티브’ 아르헨티나 디렉터는 가디언을 통해 “아르헨티나의 바쿠 협상 이탈 결정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자국 경제가 기후변화로 인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극우를 위한) 이념에 기반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