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4-11-06 16:17:09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다만 11월에 진행될 국회의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야권의 공세를 넘기는 녹록지 않을 수 있다.
▲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자원개발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12월 중순에 첫 시추를 시작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석유공사는 이미 탐사시추를 진행할 해역에서 시추를 진행할 세부 좌표까지 포함된 종합시추계획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부는 4일 언론 보도를 통해 시추 장소가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석유공사는 시추 위치(안)을 포함한 세부 시추계획(안)을 마련해 이번 주 중에 산업부에 승인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후 개발전략회의 등 검토 절차를 거쳐 산업부가 승인하면 최종 확정된다”고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관련 법령에 따라 석유공사의 시추 1개월 전에 구체적 개발계획에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왕고래 프로젝트 첫 시추와 관련한 산업부의 승인은 15일 전에는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는 등 정부의 강한 의지와 기대가 담긴 사업으로 여겨진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 등 국정동력 약화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지만 석유공사는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야당이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주장하고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정국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실제 시추를 진행하기 위한 예산 확보 과정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에서는 11월부터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의가 진행된다.
예산안 심의 일정을 보면 7일부터 이틀 동안 종합정책질의가 시작되고 이후 11~14일 부처별 심사, 18~25일 소위원회별 증·감액심사를 거친 뒤 29일 전체회의 의결 등 일정이 예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정부가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을 놓고 강도 높게 심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국회의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여야 사이 가장 격전이 벌어질 사업으로 꼽힌다. 산업부는 2025년도 예산안에 1차 시추 예산으로 497억 원을 배정해 뒀다.
지난달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산 편성과 관련해 예비타당성 평가 대상 여부를 놓고 지적이 나왔다.
야당에서는 산업부 자문단 회의 결과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5년 동안 5761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놓고 예비타당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 2천억 원, 국가 재정 및 공기업이 1천억 원 이상을 부담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검토 대상이다.
하지만 산업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12월 진행할 1차 시추와 이후 시추가 별개의 사업인 만큼 예비타당성 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올해 의무시추 외에는 조광권을 새로 설정하기 때문에 개발사업 자체가 새로운 사업”이라고 말했다.
▲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를 위한 시설의 모습. <한국석유공사>
김동섭 사장 역시 “일단 1차 시추는 단독으로 하기 때문에 예비타당성 검토가 필요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2차 시추부터는 예비타당성 평가 면제라든가 과정을 거쳐서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도 지적이 나올 정도로 국감에서 석유공사가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예산안 심사를 벼르는 분위기가 새긴 점은 김 사장에 부담이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국감 당시 “정부 예산안 심사 때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며 “상임위 의결을 통해 국정조사도 진행해 의혹을 낱낱이 해소하겠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회예산정책처도 산업부가 중장기 계획 없이 단기 예산만 편성한 점을 지적하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0월 공개한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을 보면 “내년 3월까지 진행되는 1차 시추 완료 이후의 구체적 추진 계획과 그에 따른 중장기적 소요 재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사업이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 확보를 토대로 안정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1차 시추 결과별로 각각 중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해 국회 예산안 심사 시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