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미약품을 제외한 한미약품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오너일가의 화합을 촉구하며 외부 세력의 경영 간섭을 막아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4일 한미약품그룹 인트라넷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과 한미정밀화학, 온라인팜, 제이브이엠 등 한미약품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한국제약산업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와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 이동환 제이브이엠 대표이사,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사업부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공동 성명서에서 “대주주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세력이 개입하면서 대주주 가족 사이의 단합이 해쳐지고 이로 인해 한미약품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아무 기여가 없었고 글로벌 제약 바이오 산업에 문외한인 단순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룹 내의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열사 대표들은 오너일가가 화합해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주주 가족들은 화합하여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즉시 중단하고 국내영업 및 신제품, 신약 연구개발, 글로벌시장 개척 등 핵심사업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외부세력이 개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계열사 대표들은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 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며 "가족분쟁에 기생하며 편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외부세력은 한미에 필요없다"고 했다.

이어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해 일부 주주 및 외부세력의 잘못된 경영 간섭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말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공동 성명서에 유감의 뜻을 보였다.

박 대표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오너 독재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낸 이번 한미사이언스의 일부 계열사 대표들의 성명 발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대표이사들 가운데 이해당사자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박준석 부사장(한미사이언스)과 장영길 대표(한미정밀화학)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며 “이해당사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번 성명문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들의 갈등과 고민, 고뇌도 함께 읽을 수 있었다”며 “한미약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부세력 개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한미사이언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려는 시도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한미약품은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한미사이언스 입장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외부세력 개입 중단을 선언한 만큼,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또는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오늘 이 시간부로 당장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