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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신세계·돌아오는 태영·몸푸는 SK, 건설사 상장과 비상장 사이 '3색 고민'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4-10-22 16: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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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이 주식거래를 기다리는 반면 신세계건설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체질개선을 통해 향후 기업공개(IPO)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지닌 각각의 유리함을 활용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떠나는 신세계·돌아오는 태영·몸푸는 SK, 건설사 상장과 비상장 사이 '3색 고민'
▲ 태영건설이 주식거래 재개를 기반으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22일 태영건설 안팎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상장폐지 및 주식거래 정지 요건에서 벗어남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조만간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거쳐 태영건설 주식거래 적격여부를 심사하는 등 주식거래 재개를 위한 관련 절차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23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태영건설이 심의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결정하는 태영건설의 심의대상 포함 여부는 주식거래 적격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사전절차에 해당한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15일 이내에서 심의대상 포함 결정일이 뒤로 밀린다.

태영건설은 9월27일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고 2023년 감사보고서에 관한 ‘적정’ 의견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5617억 원으로 집계돼 2023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관한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고 주식거래가 멈춘 3월14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외부감사인 감사의견 미달은 상장폐지 사유이기도 하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PF 사업장의 자산 손상과 추가 손실 충당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후 출자전환과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총계 4048억 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태영건설은 올해 안에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거쳐 주식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에코비트 등 주요 자산매각으로 워크아웃을 이행하고 있는 태영건설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주식거래 재개를 통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거래가 재개돼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시장 신뢰를 회복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투자자는 물론 수주산업인 건설업에서 수주·영업활동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업은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구주 매출, 신주 발행 등을 통해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다. 2022년 초 LG에너지솔루션 IPO에서 모회사 LG화학과 함께 10조 원가량의 자금을 손에 쥔 것이 대표적 예다.

또 상장사로서 신뢰도를 기반으로 주식발행 등을 통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시의무를 다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해 인수합병(M&A) 때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수 있고 홍보효과뿐 아니라 스톡옵션 등을 활용해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건설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이 꾸준히 상장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1년 5월 회사 이름을 기존 SK건설에서 바꾼 뒤 2023년 기업가치 10조 원을 인정받으며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이 계획은 SK그룹 성장전략 등에 따라 2026년 7월까지로 미뤄졌지만 상장에 이르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SK그룹의 대표 ‘재무통’으로 꼽히는 장동현 부회장과 김형근 사장이 순차적으로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에 오른 점도 상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SK에코플랜트는 회사 이름 변경부터 시작된 체질개선 작업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건설업에 갇혀서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환경사업을 확장했고 11월1일 그룹 계열사 2곳(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반도체 사업군으로 영역을 넓힌다.

현대엔지니어링도 2021년 12월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면서 기업공개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2022년 1월 건설사를 향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은 단순히 회사의 자금조달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와 엮여있어 시장에서 꾸준히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를 지니고 있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면서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돼 왔고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이 정 회장의 주요 실탄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는데 서림개발(100%)을 제외하면 정 회장이 지분을 들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가운데 현대글로비스(20%)에 이어 2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지난 상장 추진 과정에서도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7.03%를 처분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초 글로벌 경기와 증시에 큰 영향을 준 코로나19 탓에 상장을 멈춘 호반건설을 포함해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 등도 최근 10년 사이 상장을 검토한 건설사로 꼽힌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가 브랜드가치를 앞세워 실생활과 밀접한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친화적이지 않다는 오해가 있다”며 “상장사는 최근 밸류업 공시와 맞물려 시장과 소통한다는 이미지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짊어지는 여러 의무가 상장사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상장사는 경영정보, 재무정보, 주식거래와 관련한 사항을 공개해야 한다. 매년 재무제표에 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를 받아야하고 내부거래도 공시해야 한다.

이 밖에도 정기적 주주총회 개최 및 몇몇 안건에 관한 주주총회 승인 필요,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등에 관한 정보 공개 등도 상장사의 의무사항이다.

건설업은 수주산업 특성에 따라 사업장별 진행률, 미청구 공사, 공사 미수금 등도 정보공시를 해야 한다. 코스피 기준으로 계약금액이 최근연도의 매출 5%(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은 2.5%)를 넘으면 계약을 공시해야 하는 규정도 건설업에 주로 적용된다.

최근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건설사로는 신세계건설이 있다.
 
떠나는 신세계·돌아오는 태영·몸푸는 SK, 건설사 상장과 비상장 사이 '3색 고민'
▲ 신세계건설이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신세계건설은 대구 주요 사업장의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등 건설·부동산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영업손실 1878억 원의 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도 643억 원으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상장폐지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사업재편 및 경영 정상화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외이사 선임, 주요 안건과 관련한 주주총회 의결 등 상장사의 의무를 내려놓으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2천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 및 6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해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상장사 지위를 누린 후에 비상장사로 돌아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향후 기대되는 실적 반등의 과실을 최대주주에게 온전히 돌리기 위함이라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의 보통주가 유통량·거래량이 저조해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이 어려운 점, 향후 부실 사업장 관리 과정에서 투자자들에 미칠 손해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측면에서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에는 DL이앤씨 자회사 DL건설이 자진 상장폐지를 마무리 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DL건설이 DL이앤씨 100% 자회사로 전환하면서 코스피 시장에서 발을 뺀 것이다.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DL이앤씨와 DL건설은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이중 상장 구조를 해소하고 자본 및 경영 효율성을 높여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상장폐지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모회사 디스카운트는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돼 있을 때 시장에서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일반적으로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상장사가 이행해야 하는 공시 의무, 다른 주주들과 소통해야 하는 점들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자금조달에 부담이 크지 않다면 최근 수 년 동안 건설업을 향한 투자심리 등을 비춰볼 때 비상장사로서 갖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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