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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사업구조 전면 개편, 빠르게 저무는 '리니지 라이크' MMORPG 시대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10-22 16: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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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엔씨소프트는 기존 진행하던 게임 프로젝트 3종과 인공지능(AI) 조직 분사 계획을 발표하며, 대부분의 신규 게임 프로젝트도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 들어 계열사 사업을 상당수 정리하고,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등 조직 개편과 함께 장기간 서비스해온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 종료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사업구조 전면 개편, 빠르게 저무는 '리니지 라이크' MMORPG 시대
▲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실적이 지속해 감소하고 있다. <각사>

두 회사는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는 전쟁 기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흥행 덕분에 회사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두 기업의 전면적 구조개편은 MMORPG 장르의 쇄락을 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게임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주요 게임을 담당하는 부서를 제외하고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10월1일 글로벌 출시한 MMORPG ‘TL’과 함께 개발 단계에 있는 슈팅 게임 ‘LLL’과 실시간 시뮬레이션(RTS) 게임 ‘택탄’을 개발하던 조직을 외부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분할하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조직을 신규 법인으로 독립시킨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새로운 조직의 명칭은 담당하고 있는 사업 순서대로 '스튜디오 엑스', '스튜디오와이', '스튜디오지', '엔씨 AI'로 잠정 결정됐다.

각 독립 스튜디오의 수장으로 최문영 엔씨소프트 최고사업책임자(CBO)가 스튜디오 엑스의 대표로,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스튜디오와이의 대표로, 서민석 엔씨소프트 본부장이 스튜디오지의 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직 개편 주요 대상은 엔씨소프트에서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을 전담해온 최 CBO와 그의 산하 조직인데, 이는 신작들의 성과가 저조함에 따라 낮아진 회사의 기대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6월27일 출시한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와 8월28일 캐릭터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의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TL도 국내 이용자 수가 저조한 상황에서 글로벌 이용자 수도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직에서 서비스하고 있던 게임들이 종료 수순을 밟고, 개발하고 있던 프로젝트들이 취소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같은 MMORPG 시대의 종료 시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조직이 이관된 배틀크러쉬의 서비스가 종료되며 산하 개발 조직이 담당하던 인터랙티브 게임 ‘프로젝트M’, 샌드박스 게임 ‘미니버스’, 캐주얼 게임 '도구리 어드벤처' 등의 신작 프로젝트도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기존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전담하던 이성구 최고사업책임자(CBO), ‘리니지2'와 '아이온2'를 맡고 있는 백승욱 CBO, 클래식 PC 게임 등을 담당한 임원기 CBMO 등 주요 IP 담당자들은 엔씨소프트 본사에 잔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게임즈도 전면 사업 개편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 9월30일 계열사 ‘세나테크놀로지’의 지분 53.56% 가운데 37.55%를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스톤파트너스'에 매각해 약 784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2024년 8월14일 공시한 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또 다른 계열사인 ‘카카오VX’가 진행하고 있던 골프용품 사업,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올해 안에 정리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블록체인 게임 개발 등을 운영하고 있는 '메타보라', 회사 차기작인 MMORPG '아키에이지크로니클'을 개발하고 있는 '엑스엘게임즈'에도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2018년 8월 16일 출시해 약 6년간 서비스해온 캐주얼 게임 ‘프렌즈타워’를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서비스 종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 사업구조 전면 개편, 빠르게 저무는 '리니지 라이크' MMORPG 시대
▲ 국내 대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왼쪽 위),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오른쪽 위), 스마일게이트의 '로드나인'(왼쪽 아래),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오른쪽 아래) 로고 이미지. <각사>

두 게임 기업이 대대적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리니지 라이크 MMORPG 게임의 국내 매출이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 2분기에 매출 3688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거뒀다. 2023년 2분기보다 매출은 16%, 영업이익 75% 줄어든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장르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에 힘입어 2022년 1분기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거뒀지만, 현재는 세 게임들의 성적이 계속해 떨어지며 실적 하향세에 영향을 미쳤다.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는 올해 2분기 각각 매출 1069억 원, 423억 원, 655억 원을 냈다. 2023년 2분기에 비해 각각 16.3%, 31.8%, 36.3% 감소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도 MMORPG '오딘' 출시와 함께 2021년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재 모바일 게임 매출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오딘의 하락세가 전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회사는 2023년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2024년 2분기에 2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3년 2분기보다 89.4% 감소한 것이다.

데이터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딘의 2024년 9월 매출 추정치는 168억 원으로 7월 매출 추정치인 264억 원에 비해 약 36.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유명 리니지 라이크 게임 실적도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엔엑스쓰리게임즈가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MMORPG ‘로드나인’은 올해 출시된 리니지라이크 게임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최근 이용자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로드나인은 출시일인 7월12일부터 8월20일까지 40일 동안 약 3천만 달러(약 414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구체적으로 7월에 229억 원, 8월에 226억 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9월에는 79억 원으로 매출 추정치가 급감한 상황이다.

위메이드도 MMORPG ‘나이트크로우’의 올해 3월12일 글로벌 출시를 통해 전체 매출은 반등했지만, 국내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국내에서 약 720억 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2023년 2분기보다 44.2% 감소한 것이다. 회사 매출의 거의 대부분이 MMORPG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센서타워가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서비스하는 모바일 RPG의 매출을 하위 장르로 분류했을 때, MMORPG의 비중은 56.2%로 추산됐다. 이는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0.9%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 가운데 MMORPG 중심의 게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신속한 매출 다변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트리플A급(대규모 개발 비용과 시간이 투입된) 게임을 출시하고 신작을 내놓는 이유"라고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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