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수주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는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있는데 록히드마틴은 트럼프에 거액을 후원하며 관계를 돈독히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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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
하성용 사장은 사업을 수주하지 못할 경우 사장에서 물러나겠다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10일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전일보다 7100원(11.1%) 오른 7만1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13%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다른 방산기업인 한화테크윈과 LIG넥스원 주가가 각각 4.95%, 1.97% 오른 것보다 훨씬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국항공우주가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APT사업은 미국공군이 운용하고 있는 노후화된 T-38C 훈련기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1차로 약 350대를 수출할 수 있는데 후속물량까지 따지면 1천 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업규모만 모두 38조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올해 말 입찰공고가 나온 뒤 2017년 하반기에 기종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APT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미국 방산기업 보잉은 스웨덴 사브와 손을 잡았고 미국 노스롭그루먼과 영국 BAE도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그동안 트럼프에 거액의 후원금을 내왔던 점을 고려할 때 한국항공우주 컨소시엄이 APT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선거자금 감시단체인 CRP에 따르면 2002년부터 올해까지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에 정치후원금을 낸 기업 가운데 록히드마틴이 10위를 차지했다. 오래 전부터 공화당과 록히드마틴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보잉은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더 많은 정치후원금을 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볼 때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록히드마틴이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방산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도 록히드마틴 주가는 9일(현지시간) 전일보다 7.02% 올랐다. 반면 보잉 주가는 2.24% 오르는데 그쳤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훈련기가 경쟁사들보다 성능면에서 앞선 점도 사업수주 전망을 밝게 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훈련기 T-50은 이미 여러 건의 수출계약을 성공시키며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아왔다. 반면 컨소시엄 경쟁사인 보잉과 노스롭그루먼 등은 아직 성능이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종으로 APT사업 입찰에 참여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기존 T-50 훈련기의 후속모델인 T-50A로 APT사업 입찰에 참여한다. 6월과 7월 두 차례 진행한 시제기 초도비행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