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 디안 OJK 은행감독담당 청장 "한국 은행 중소기업 대출·디지털 뱅킹 기회로 삼아야”

▲ 디안 OJK 은행감독담당 청장이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뮬리아호텔에서 열린 BP금융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자카르타(인도네시아)=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현지 진출 국내 은행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중소기업 대출과 디지털 뱅킹을 꼽았다.

디안 에디아나 레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은행감독담당 청장은 15일 자카르타 뮬리아 호텔에서 열린 ‘2024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자카르타’에서 은행업계의 기회로 영세·중소기업(MSME Micro,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대출과 디지털 뱅킹을 제시했다.

디안 청장은 “OJK는 은행들로 하여금 강력히 인도네시아 MSME 기업들에 금융을 공급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며 “MSME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으로 인도네시아 경제성장의 주축이다”고 설명했다.

MSME는 디안 청장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에서도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 포인트로 국내 은행권에 제시한 바 있다.

다만 MSME가 여전히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의 60.51%를 차지하고 2040억 달러(약 276조 원)에 이르지만 인도네시아 은행 체계가 2분기 기준으로는 MSME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가 19% 가량으로 여전히 낮아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디안 청장은 디지털 뱅킹을 두고도 인도네시아 국민의 인터넷 접근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은행권 기회로 꼽았다.

그는 “인도네시아 경제에서 또 한 가지 기회를 찾는다면 디지털 뱅킹을 들 수 있다”며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인터넷 접근성이 높은 나라”라고 짚었다.

OJK가 이날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 66.5% 가량인 1억8532만 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다만 모바일 앱을 통해 은행과 보험 등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는 26.1%에 불과하다.

디안 청장은 OJK가 은행들에 디지털 대출을 강력히 돌겨하고 있지만 국내 은행 가운데 참여하는 곳은 세 곳에 그친다고 짚었다.

그는 “OJK는 은행들이 디지털 대출을 늘려 소매 시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하고 있고 디지털 뱅킹 서비스 참여도 강조하고 있다”며 “8월 기준으로는 한국 은행 가운데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오케이은행 세 곳만이 디지털 대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안 청장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맞춰 은행이 디지털 회복력(Digital resilience)을 갖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OJK는 올해 디지털 회복력 지침(Digital Resilience Guideline)을 내놨다. 

해당 지침은 인공지능(AI)과 간편결제 등 기술 발전으로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은행이 앞으로의 상황이나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안 청장은 “디지털 등 비대면으로 돈을 빌리는 현상은 일반 대출부터 핀테크의 후불결제(BNPL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늘어나고 있다”며 “OJK는 이에 따라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에 디지털 회복력을 갖추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내 은행이 앞으로 금융 복합체(Conglomerate)로 지정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OJK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놨다.

금융 복합체(Financial conglomerate)는 국내 금융그룹과 비슷한 개념으로 아직 국내은행 가운데 OJK 규정상 해당되는 곳은 없지만 국내은행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디안 청장은 “인도네시아 내 한국 은행이 보다 더 커져 금융복합체에 이르러 인도네시아 경제에 더 기여하고 에너지를 주기를 바란다”며 “다만 아직까지 금융복합체 요건에 해당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