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SKC&C 사장이 추진했던 새로운 수익원 찾기가 실적으로 돌아왔다. IT 서비스 부문의 한계에 직면해 중고차 유통업을 육성했는데 그 덕분에 좋은 실적을 거뒀다.
정 사장은 앞으로 반도체 모듈사업에 뛰어들어 계속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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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 C&C 사장 |
12일 SKC&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매출이 1조1316억 원, 영업이익 121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늘었고 영업이익은 32.8% 급증했다.
SKC&C의 상반기 실적상승은 중고차 유통사업이 이끌었다. 정 사장이 주력분야인 IT서비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을 찾았던 것이 주효했다.
중고차 유통사업이 중심인 유통·기타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4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9% 증가한 수치다.
정 사장은 2011년 말 SK그룹 내 중고차 매매 전문업체였던 엔카네트워크 지분 약 92%를 인수하며 중고차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SKC&C는 현재 전국 26개의 직영센터를 운영중이며 국내 최대 중고차 오픈마켓인 엔카닷컴을 통해 광고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 5월 중국 자동차 판매 전문기업과 손잡고 중고차 매매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해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상하이 시내에 중고차 전문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 사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이유는 주력산업인 IT서비스가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012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시장참여가 금지됐다. 또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받아 그룹 내 정보화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런 제약 때문에 올해 상반기 IT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 감소한 6431억 원에 그쳤다.
정 사장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모듈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과 비IT분야에서 고객기반 확대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IT서비스 기반의 지속적 혁신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모듈 시장은 USB드라이브, 마이크로 SD, SD카드 등 메모리 제품을 생산하는 시장이다. 연간 시장 규모는 33조 원에 이른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 홍콩의 스마트 디바이스 유통업체인 ISD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또 반도체 마케팅의 전문가로 꼽히는 김일웅 ISD 테크놀로지 대표를 영입했다.
정 사장은 앞으로 ISD테크놀로지의 기술력과 SK C&C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 및 자본력 등을 결합해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는 이런 정 사장의 행보에 대체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모듈사업에서 SK C&C의 자본 및 마케팅, ISD의 기술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연계 등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반도체 모듈시장 진출은 그동안 SKC&C가 추진했던 중고차, 중고폰과 같은 해외시장에서 유통채널 확대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