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미국 대선에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에 손을 들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결과를 무혐의로 발표하면서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클린턴 후보의 대표적 정책을 감안하면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수혜 업종은 신재생에너지와 IT종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증시, 미국 대선 클린턴 승리에 베팅  
▲ (왼쪽부터)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8일 코스피에서 '클린턴 테마주'로 꼽히는 신재생에너지와 IT업종, 자동차, 바이오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클린턴 후보가 △탄소배출량 감축 △태양광 설비 확대 △화석연료 세제지원 폐지 △의료비 절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주가 상승폭을 살펴보면 바이오업종 1.98%, 자동차 대표주 0.96%, IT업종 0.86%, 태양광 0.50%, 헬스케어 0.23% 등이다.

모회사인 ‘세아상역’이 클린턴 후보와 관계가 있다는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나오면서 대표적인 클린턴 테마주로 분류된 ‘인디에프’ 주가는 전날보다 2.43% 상승했다. 4거래일 연속 올랐는데 장중 4645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트럼프 테마주'로 꼽히는 방위산업과 에너지 관련 종목들은 변동폭이 크지 않거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업종별로 주가 하락폭을 살펴보면 탄소배출권 –1.09%, 방위산업 –0.40% 등이다.

그러나 미국 대선 수혜주에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 수혜주로 IT업종과 헬스케어가 꼽혔지만 실제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관련 업종들의 주가는 오히려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옥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은 미국 내 업종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만 그 파급효과가 한국에서도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며 “대선 직후 단기적으로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종목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은 한국시각으로 8일 오후 2시에 시작돼 9일 2시에 마친다.

코스피 지수는 8일 전날보다 5.80포인트(0.29%) 오른 2003.38로 장을 마감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은 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가며 미국 대선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는 187억 원, 기관투자자는 16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58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0.66포인트(0.26%) 오른 624.19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닥에서 개인투자자는 583억 원, 기관투자자는 6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649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