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미국 대선과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에 대비해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임 내정자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상황이 여리박빙(얼음을 밟는 것처럼 매우 위험한 상황)과 같다”며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필요하면 시장안정화 조치도 하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경제와 금융의 위기에 비상대응체제 가동  
▲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첫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비상상황실 반장을 맡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관계자들도 비상상황실에 참여한다.

이 비상상황실은 국내외 금융시장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실물경제동향을 분석하는 일을 맡는다.

임 내정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돼 경제상황의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힘든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안도 확산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세 문제를 놓고는 집단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의 증가현황 등을 살펴 부문별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금감원도 가계대출 리스크관리에 취약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특별현장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임 내정자는 “국내에서도 수출부진, 가계부채, 구조조정 위험성의 부담이 큰데 대외적인 여건까지 겹쳐 한국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리스크관리에 자칫 빈틈이 생기면 한국경제와 금융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이날 회의에 금융위원장 자격으로 참여했지만 경제부총리의 영역으로 평가되던 외환건전성 문제의 대책도 함께 논의했다.

그는 “금융권의 외화차입 여건과 대외적인 위험노출액(익스포저)에 관련된 특이동향을 매일 점검하겠다”며 “외환시장에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지도 늘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인수인계 차원에서 기획재정부의 모든 보고를 유일호 현재 부총리와 함께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금융당국과 금융권 고위인사들도 참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