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천궁Ⅱ 수출 계약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지만 생산 업체 간에 갈등을 빚어 방사청이 중재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은 천궁Ⅱ 발사 모습. < LIG넥스원 > |
[비즈니스포스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이라크 수출이 성사됐지만 생산 업체 간 갈등을 빚고 있다.
24일 방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LIG넥스원이 이라크에 3조7천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협력 관계인 한화와 납품 가격과 납기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방사청이 중재 방안을 모색한다.
천궁Ⅱ 포대는 8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갖췄다.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생산한다.
한화 측은 주체계(주계약) 업체인 LIG넥스원이 가격과 납기에 대한 사전 합의 없이 이라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IG넥스원 측은 계약 체결 직전 한화가 성실하게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20일 이라크 국방부와 3조7천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체결 직후 한화 측은 LIG넥스원이 이라크 수출 계약에 급급해 나머지 납품 업체들의 사전 동의 없이 무리하게 계약을 체결했으며 납품 업체에 가격과 납기 조건을 강요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측은 이라크 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가격과 납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한화 측이 응하지 않아 5월(가격)과 7월(납기)에 한화 측과 협의된 가격과 납기를 기준으로 계약했다는 입장이다.
이현수 LIG넥스원 해외사업부문장은 23일 경기도 성남시 소재 LIG넥스원 사옥에서 열린 ‘LIG 글로벌 데이’ 행사에서 “이라크 측에서 여러 업체가 올 필요 없이 주계약(LIG넥스원)가 와서 협상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며 “매번 (이라크에) 가기 전후로 (한화 측과) 협의를 계속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중순 장교동 한화 본사를 찾아가서 빨리 이것(이라크 수출 계약)에 대해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적도 있다”며 “그렇지만 (한화 측) 답변이 제대로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화 측은 LIG넥스원이 최종 협상용 가격과 납기를 요청하기에 앞서 이미 지난 7월에 회신한 납기에 대한 수용 여부를 답해달라고 했으며 LIG넥스원이 이에 대한 답변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입장이다.
천궁Ⅱ 이라크 수출 문제가 업체 간 갈등 양상으로 흐르자 방사청이 중재에 나섰다. 방사청은 24일 오후 3사 관계자를 불러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협상 가능성 등을 타진하는 등 중재 방안을 모색한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