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가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XT' 부품 수율 등 문제로 초기 물량 공급에 차질을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웨이 메이트XT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출시한 두 번 접는 스마트폰 ‘메이트XT’ 공급 물량이 수요를 크게 밑돌며 다수의 소비자들에 실망감을 안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경첩 등 부품의 생산 수율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되며 애플이 화웨이 신제품과 같은 날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를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는 20일 “화웨이의 ‘열성 팬’으로 꼽히는 중국 소비자들이 새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날 중국에서 화면을 세 겹으로 접는 형태의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XT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사전에 예약한 구매자만 제품을 받을 수 있고 화웨이가 이러한 사실을 미리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며 소비자들 사이 불만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메이트XT 공급망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 가능성을 예고했다며 디스플레이 패널과 커버글라스, 경첩 등 부품의 수율 문제가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메이트XT는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주요 경쟁사보다 먼저 상용화해 출시한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이다. 펼치면 태블릿, 접으면 일반 스마트폰 크기로 이용할 수 있다.
출시 가격은 대용량 모델 기준 2만3999위안(약 453만 원)인데 물량 부족으로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 선전의 한 행상인이 제품을 15만 위안(약 2831만 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트XT의 공식 출고가만 따져도 애플 아이폰16 프로맥스 기본 모델 가격의 2배를 넘는다.
애플은 화웨이 메이트XT가 출시된 날 중국에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를 시작했다. 로이터는 베이징의 한 애플스토어에 100명 이상의 소비자가 줄을 서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중국에서 메이트XT 사전 예약을 신청한 소비자 수가 650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다만 예약금 등을 별도로 결제하지 않아도 신청을 할 수 있다.
화웨이가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공급 물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한다면 대부분의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는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핵심으로 내세웠지만 중국어 지원은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을 두고 있어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부 아이폰 소비자는 로이터에 “지금 단계에서 인공지능 기능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라며 아이폰16 시리즈를 구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중국의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제조한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하기 시작하며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 열풍을 주도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규제에도 중국이 반도체 기술 발전에 꾸준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로이터는 화웨이가 메이트XT를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경첩 등 부품은 물론 중국 SMIC가 위탁생산하는 화웨이 프로세서도 낮은 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적기에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지 못 한다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대체하며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는 중국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메이트XT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여론도 다수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