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벌크(건화물, 유조선) 해운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주력인 컨테이너 해운사업과 비교해 변동성이 덜한 벌크 해운사업을 키워 업황 악화에 대비하는 행보로 읽힌다.
19일 해운업계와 조선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HMM은 최근 HD현대미포에 중형 석유제품선(MR product tanker) 4척의 신조선 물량을 발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1척 당 규모는 재화중량톤수(DWT) 기준으로 5만 톤이다. DWT는 배가 적재할 수 있는 최대 중량을 표시한 것이다.
HMM이 중형 석유제품선을 신조 발주한 것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 이후 약 20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벌크 해운시장에서 중고선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신조 발주의 의미가 크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갈수록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고선보다 새로 만든 선박이 유리한 데다 이번에 발주한 석유제품선은 HMM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선대규모가 3척에 불과한 선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 선박을 건조한다는 것은 좀 더 적극적으로 선대 확장을 한다는 의미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HMM은 벌크 해운사업의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벌크 사업 비중은 2021년 5.0% 수준이었지만 2023년 14.8%로 늘어났다. 그 사이 컨테이너 사업 비중은 2021년 92.9%에서 2023년 82.9%로 축소됐다.
벌크 선대를 확대하기 위해 신조 발주뿐 아니라 중고 선박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올해에만 중고 선박 10척 안팎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HMM은 벌크 선대 규모를 올해 말 기준 630만DWT(36척) 규모에서 2030년 1256만DWT(110척)으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 아래 벌크 사업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HMM은 현재 매출에서 15% 정도 차지하는 벌크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22%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선대 확보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벌크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불확실성이 커진 컨테이너 업황 변동에 대비해 사업을 다각화해 실적 안전성을 높인다는 경영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은 10년 넘는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오는 대표적 사이클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최근 호황기에 선복량을 크게 늘린 만큼 과잉 공급에 따른 업황 반락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미 지난해 선복량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있다. 그 뒤 홍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운임이 다시 급상승하긴 했지만 지정학적 요인을 배제하면 해운 시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벌크 사업 역시 시황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컨테이너 해운사들이 호황기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활용해 선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공급 압력이 약할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벌크 사업은 장기운송계약(COA)이 많아 운임이 상승하는 시기에 수혜가 덜한 대신 시황 하락 때에는 실적 방어에 유리하다. 반면 컨테이너 운송 계약은 개별화주와 1년 단위로 운임을 정하는 만큼 시황이 하락할 때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김경배 사장이 장기적으로 종합 물류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컨테이너 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실적 안정성을 강화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신규 터미널 투자와 내륙 물류기지 사업 진출을 통해 종합물류사업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4조2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김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서 열린 얼라이언스, 중장기전략 설명회’에서 “벌크와 친환경 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육상 물류나 시스템 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속 가능성을 지닌 종합물류회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2030년까지는 토대를 잡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주력인 컨테이너 해운사업과 비교해 변동성이 덜한 벌크 해운사업을 키워 업황 악화에 대비하는 행보로 읽힌다.
▲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벌크(건화물, 유조선) 해운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
19일 해운업계와 조선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HMM은 최근 HD현대미포에 중형 석유제품선(MR product tanker) 4척의 신조선 물량을 발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1척 당 규모는 재화중량톤수(DWT) 기준으로 5만 톤이다. DWT는 배가 적재할 수 있는 최대 중량을 표시한 것이다.
HMM이 중형 석유제품선을 신조 발주한 것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 이후 약 20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벌크 해운시장에서 중고선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신조 발주의 의미가 크게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갈수록 강화되는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고선보다 새로 만든 선박이 유리한 데다 이번에 발주한 석유제품선은 HMM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선대규모가 3척에 불과한 선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 선박을 건조한다는 것은 좀 더 적극적으로 선대 확장을 한다는 의미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HMM은 벌크 해운사업의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벌크 사업 비중은 2021년 5.0% 수준이었지만 2023년 14.8%로 늘어났다. 그 사이 컨테이너 사업 비중은 2021년 92.9%에서 2023년 82.9%로 축소됐다.
벌크 선대를 확대하기 위해 신조 발주뿐 아니라 중고 선박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올해에만 중고 선박 10척 안팎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HMM은 벌크 선대 규모를 올해 말 기준 630만DWT(36척) 규모에서 2030년 1256만DWT(110척)으로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 아래 벌크 사업 비중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HMM은 현재 매출에서 15% 정도 차지하는 벌크 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22%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선대 확보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벌크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불확실성이 커진 컨테이너 업황 변동에 대비해 사업을 다각화해 실적 안전성을 높인다는 경영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은 10년 넘는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번갈아 오는 대표적 사이클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컨테이너 해운시장은 최근 호황기에 선복량을 크게 늘린 만큼 과잉 공급에 따른 업황 반락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미 지난해 선복량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있다. 그 뒤 홍해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운임이 다시 급상승하긴 했지만 지정학적 요인을 배제하면 해운 시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벌크 사업 역시 시황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컨테이너 해운사들이 호황기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활용해 선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공급 압력이 약할 것으로 파악된다.
▲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빌딩 HMM 본사에서 열린 ‘얼라이언스, 중장기전략 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HMM >
김경배 사장이 장기적으로 종합 물류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컨테이너 사업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실적 안정성을 강화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신규 터미널 투자와 내륙 물류기지 사업 진출을 통해 종합물류사업의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4조2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김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서 열린 얼라이언스, 중장기전략 설명회’에서 “벌크와 친환경 부문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육상 물류나 시스템 투자 등을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지속 가능성을 지닌 종합물류회사로 나아갈 수 있도록 2030년까지는 토대를 잡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