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1999년 2월9일 핀란드 노키아가 스웨덴의 에릭슨, 미국의 모토롤라를 제치고 휴대전화 세계1위로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1998년 한해 동안 3,600만대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이를 기점으로 노키아는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넘도록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노키아의 '화양연화'  
▲ MS의 노키아 인수 당시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왼쪽)와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오른쪽) <블룸버그 제공>
노키아의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피처폰 시절의 이야기였다.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급변하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노키아는 2012년 1위 자리를 삼성에 넘겨준다. '권불10년'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2012년 1분기 8,500만대 이상의 휴대전화를 팔았다. 노키아는 삼성보다 200만대가 적은 8,270만대 판매에 그쳤다. 노키아의 안마당인 서유럽 시장에서는 2011년 5월에 이미 삼성의 판매점유율이 29%에 달해 노키아(28%)를 제쳤다.

삼성전자는 2007년 "노키아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불과 5년만에 그 선언을 현실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 말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 2007년 삼성전자가 연간 1억6,000만대를 팔 때 노키아는 4억3,000만대를 팔아 그 격차는 무려 4배나 났다.

삼성전자 내부에서조차 노키아를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2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2007년 초, 2010년까지 노키아를 이겨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크리스털에 임원 전원의 이름을 새긴 약속패까지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번 무너진 노키아의 날개없는 추락은 계속됐다. 노키아의 지난해 1분기 휴대전화 점유율은 8%에 불과했다. 노키아는 지난해 9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에게 휴대전화 부문을 팔아넘겼다. 판매금액은 7조 8,654억원이었다. 한때는 핀란드의 전체 수출액의 23%를 담당한 국민기업이자, 520만 핀란드 국민들의 자부심이었던 '노키아의 휴대전화'는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