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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역대 정권 지지율 가운데 가장 낮다.
해외 사례와 비춰 봐도 이 정도 지지율이면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없을 정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첫 째주 정례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에 그쳤다. 89%의 응답자는 박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1~3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박 대통령은 2013년 9월 둘째주 67%의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여 만에 100명 중 62명이 박 대통령에 등을 돌린 것이다. 최소 30%라는 콘크리트 지지층도 무너진 지 한 달이 넘었다.
거의 모든 지역과 전연령대에 걸쳐 한자리 수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서울과 20~30대에서는 지지율이 1~2%에 그쳤다. 호남지역 지지율이 아예 0%로 나타났다.
두 자릿수 지지율이 나타난 대구·경북(10%)과 60대 이상(13%)이 간신히 5% 지지율을 떠받친 것으로 분석된다.
5%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 대통령 지지율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김영삼 전 대통령이 IMF 구제금융으로 기록한 6%가 최저 지지율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4%, 노무현 전 대통령은 12%,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의 최저 지지율을 남겼다.
89%의 부정평가 역시 김영삼 전 대통령의 78%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해외 사례에 비춰 봐도 찾기 힘들 정도로 낮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지지율이 5%까지 하락하기 전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역사상 최악의 총리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경우 2001년 일명 소비세 지지율로 일컬어지는 5.7%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국의 경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기록한 지지율 24%가 가장 낮다. 닉슨 대통령은 상대 선거본부를 불법으로 도청한 워터게이트 파문이 터지면서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스스로 물러났다.
최근에는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정부재정 조작과 경제난으로 지지율 8%까지 떨어지면서 의회의 탄핵을 받아 물러났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정도가 박 대통령과 비슷하다.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 여파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지지율이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대통령은 물론 집권여당인 사회당도 이미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 상반기 치러질 대선과 총선에서 사회당이 완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지지율 반등은 인적쇄신, 외교성과, 정책드라이브 등을 통해 이뤄진다. 하지만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낼 대책을 꺼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사실상 지금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며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