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놓고 이번 정기 국회 회기 안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금투세 시행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상황에서 국회 다수당 대표로서 이를 강행하거나 아니면 유예나 완화, 또는 폐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 안에서도 금투세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는 데다 주식투자자들의 금투세 폐지 요구도 거세 이재명 대표로서는 금투세 관련 결정 방향을 놓고 정치적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의 ‘금투세 유예’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금투세 유예 공개 발언이 나온 점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금투세에 관한 결단을 내릴 것을 압박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모인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 선진화를 시킨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와 경제 상황에서 금투세를 무리하게 시행하면 1400만 명 개미투자자들의 투자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초선 이연희 의원도 문재인 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논쟁을 언급하며 금투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연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금투세 논쟁은 ‘99%는 해당이 없다’는 1% 과세론으로 종부세를 밀어붙였다가 정권을 내줬던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과세 논쟁과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두 의원 외에도 재선인 이소영, 전용기 의원이 금투세 시행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민주당 내 대표적 금투세 찬성론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투세 유예와 관련해 “기득권자들의 궤변에 속지 말자”고 적었다.
진 의장은 이어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금투세 도입이 국민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억지·거짓 선동”이라며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금투세에 관한 개인투자자들의 걱정과 거부감을 낮출 보완 입법을 거친 뒤 시행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세청 차장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가 정책위 상임부위장에 선임한 임광현 의원은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연 납입금 한도를 늘리고(2천만 원→3천만 원) 해외 주식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완 패키지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에 관한 당내 토론을 펼친 뒤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의 금투세 찬반 논쟁만 격화되면서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주식투자자들이 직접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 대표의 블로그 국회 개원식 관련한 게시물에는 현재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금투세 폐지를 왜 결정하지 않느냐는 항의가 주를 이룬다.
다수의 주식투자자들이 이 대표에게 댓글을 달며 항의하는 데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7월 한때 2900선을 바라보기도 했으나 10일 2523.43으로 장을 마쳤다. 8월 초 2500선이 무너진 뒤 반짝 반등했다가 다시 위협받는 상황이다.
더구나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금투세를 ‘재명세’로 칭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재명세’라는 표현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민주당이 금투세를 시행했을 때 여론의 비판이 이 대표에게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을 걱정하며 거론된 것인데 최근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로도 퍼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기어이 금투세 폐지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금투세의 또 다른 이름은 ‘이재명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투세 문제와 관련해 ‘일시적 유예’ 또는 ‘완화’를 언급하면서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대표에 당선된 뒤에는 금투세 시행을 강하게 주장한 진성준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유임시키는 등 '유예'보다는 ‘완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물론 여론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이 대표가 ‘유예’나 ‘완화’ 결정을 내리기는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금투세 당론 결정에 따른 정치적 파급효과를 우려하며 금투세를 ‘이재명세’라고 명칭하는 점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9일 YTN뉴스파이팅에서 “금투세를 이재명세로 부르는 것은 누군가 들어온 정치공작적 행태”라며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여야 합의로 통과됐고 이 대표는 당시 경기도지사로 논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민주당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다수당 대표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금투세 결정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이언주 의원의 의견 충돌로 금투세와 관련해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이 더해지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대표도 (금투세 결정이) 굉장히 부담스러우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금투세 시행이 내년 1월로 예정된 상황에서 국회 다수당 대표로서 이를 강행하거나 아니면 유예나 완화, 또는 폐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지도부 안에서도 금투세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는 데다 주식투자자들의 금투세 폐지 요구도 거세 이재명 대표로서는 금투세 관련 결정 방향을 놓고 정치적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의 ‘금투세 유예’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 가운데 처음으로 금투세 유예 공개 발언이 나온 점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금투세에 관한 결단을 내릴 것을 압박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모인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는 대한민국 주식시장 선진화를 시킨 다음 시행해도 늦지 않다”며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한다'는 대원칙에는 찬성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와 경제 상황에서 금투세를 무리하게 시행하면 1400만 명 개미투자자들의 투자손실 우려 등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초선 이연희 의원도 문재인 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논쟁을 언급하며 금투세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연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금투세 논쟁은 ‘99%는 해당이 없다’는 1% 과세론으로 종부세를 밀어붙였다가 정권을 내줬던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과세 논쟁과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두 의원 외에도 재선인 이소영, 전용기 의원이 금투세 시행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민주당 내 대표적 금투세 찬성론자인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투세 유예와 관련해 “기득권자들의 궤변에 속지 말자”고 적었다.
진 의장은 이어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금투세 도입이 국민 다수의 이익을 해치는 것처럼 얘기하는 건 억지·거짓 선동”이라며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일각에서는 금투세에 관한 개인투자자들의 걱정과 거부감을 낮출 보완 입법을 거친 뒤 시행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세청 차장 출신으로 이재명 대표가 정책위 상임부위장에 선임한 임광현 의원은 금투세 시행을 전제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연 납입금 한도를 늘리고(2천만 원→3천만 원) 해외 주식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완 패키지 법안’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금투세에 관한 당내 토론을 펼친 뒤 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의 금투세 찬반 논쟁만 격화되면서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주식투자자들이 직접 이재명 대표를 압박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 대표의 블로그 국회 개원식 관련한 게시물에는 현재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 금투세 폐지를 왜 결정하지 않느냐는 항의가 주를 이룬다.
다수의 주식투자자들이 이 대표에게 댓글을 달며 항의하는 데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내리막길을 걷는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7월 한때 2900선을 바라보기도 했으나 10일 2523.43으로 장을 마쳤다. 8월 초 2500선이 무너진 뒤 반짝 반등했다가 다시 위협받는 상황이다.
더구나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금투세를 ‘재명세’로 칭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재명세’라는 표현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민주당이 금투세를 시행했을 때 여론의 비판이 이 대표에게 집중될 수 있는 상황을 걱정하며 거론된 것인데 최근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로도 퍼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기어이 금투세 폐지라는 국민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금투세의 또 다른 이름은 ‘이재명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투세 문제와 관련해 ‘일시적 유예’ 또는 ‘완화’를 언급하면서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대표에 당선된 뒤에는 금투세 시행을 강하게 주장한 진성준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유임시키는 등 '유예'보다는 ‘완화’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물론 여론의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이 대표가 ‘유예’나 ‘완화’ 결정을 내리기는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금투세 당론 결정에 따른 정치적 파급효과를 우려하며 금투세를 ‘이재명세’라고 명칭하는 점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9일 YTN뉴스파이팅에서 “금투세를 이재명세로 부르는 것은 누군가 들어온 정치공작적 행태”라며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때 여야 합의로 통과됐고 이 대표는 당시 경기도지사로 논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민주당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다수당 대표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금투세 결정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과 이언주 의원의 의견 충돌로 금투세와 관련해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이 더해지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재명 대표도 (금투세 결정이) 굉장히 부담스러우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