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의 임상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상업화 기대가 큰 ADC 치료제 개발에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에이비엘바이오 잘나가던 임상까지 포기, 이상훈 차세대 항암제 개발 올인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가 신약 후보물질을 재정비하며 항체-약물 접합체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신약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며 최근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ADC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며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DC는 세계 바이오산업에서 차세대 항암제로 평가받을 정도로 유망한 데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들이 세계적 제약사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분야로 꼽히는 만큼 여기에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8월30일 공시를 통해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 ABL501과 관련해 임상 1상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ABL5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면역조절제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I’가 적용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해당 물질은 보건복지부에서 첨단의료 기술개발사업 과제로 뽑혀 비임상 연구비를 받은 데 이어 임상1상에서도 국가신약개발사업 신약 임상개발 과제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임상 2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만큼 ADC 치료제 개발에 힘을 싣고 있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바이오회사다 보니 지속적으로 로열티(수수료)를 받고 있는 물질이 있거나 매출을 올리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는 지지부진하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초기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232만4122주를 전량 매도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8월29일과 30일 등 이틀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량을 매도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6년 에이비엘바이오 설립 초기 한국투자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와 에이비엘바이오 2대주주 자리를 유지해왔다.
 
에이비엘바이오 잘나가던 임상까지 포기, 이상훈 차세대 항암제 개발 올인

▲ 에이비엘바이오(사진)가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개발을 통해 조기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고 발표했던 8월30일 이후 2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기업공개에 성공한 바이오벤처들로서는 유상증자 등을 자금조달 창구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주가를 관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상업화 기술을 보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바이오벤처기업들은 대부분 신약 후보물질이라는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현재 연구개발비용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상장한 기업들은 이를 위해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 대표로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빠르게 신규 기술이전 등을 성공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미 새 기술 확보를 위한 자금은 마련해 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7월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4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유상증자 당시 “에이비엘바이오에게 남은 과제는 개발 속도를 올려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2025년까지 최소 3개 이중항체 ADC에 대한 임상시험 신청을 진행하고 신규 표적을 활용한 단일항체 ADC 개발에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ADC 치료제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유망한 데다 국내 바이오기업들도 조 단위의 기술이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만 갖추고 있다면 초기단계에 기술이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 수월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세계 ADC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100억 달러에서 2028년 280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5년 만에 180% 증가하는 것이다.

오리온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리가켐바이오는 2023년 12월 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로 세계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에 17억2250만 달러(약 2조23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기록을 새로 쓴 바 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