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이 해마다 반복되던 9월 약세장 징크스를 올해는 겪지 않을 가능성이 나온다.

9월 중에 유동성 공급의 신호탄이 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어서다.
 
비트코인 9월 약세 징크스 떨쳐낼까, 연준 금리인하에 분위기 반전할지 촉각

▲ 비트코인은 2013년 이후 해마다 9월에 들어서면 약세장을 나타냈는데 올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이벤트에 따라 약세장 징크스를 깰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비트코인 그래픽 이미지.


2일 가상화폐 분석회사 텐엑스리서치는 기술적 분석을 통해 비트코인이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전망을 내놨다.

마르쿠스 틸렌 텐엑스리서치 연구원은 1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기술적 분석과 온체인 지표(거래내역), 시장 심리에서 알 수 있듯 비트코인이 약세장에 들어섰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틸렌 연구원은 “5월 초, 7월 초, 8월 초 하락 이후 V자형 반등을 경험했지만 근본적 시장구조와 기초체력이 점차 약화해 하락 폭이 점점 깊어지고 회복세는 더뎌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트코인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오전 11시50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1BTC(비트코인 단위)당 1.49% 하락한 7842만6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8월31일에서 9월1일로 월이 바뀌면서 8천만 원대를 내주고 7천만 원대로 주저앉았는데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9월만 들어서면 시세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가상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글래스에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1년 동안 9월 비트코인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11번 가운데 8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1.76%, 2014년 -19.01%, 2017년 -7.44%, 2018년 -5.58%, 2019년 -13.38%, 2020년 -7.51%, 2021년 -7.03%, 2022년 -3.12%의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9월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상승률은 3.91%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9월은 비트코인뿐 아니라 국내외 증시에서도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월로 꼽힌다.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약해진다고 볼 수 있는데 통상적으로 9월 휴일이 많은 것은 물론 상반기를 지나면서 3분기 기업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는 점, 과거 굵직한 글로벌 경제위기들이 8~9월에 집중됐던 점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올해 9월 첫날부터 비트코인이 하락 흐름을 보이자 올해도 여지없이 9월을 맞아 하락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게이프는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1.62% 더 하락헤 5만7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주간 손실은 10.5% 이상 확대됐다”며 “역사적으로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9월은 정확히 예상대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힘입어 올해 9월 비트코인 가격이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20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의 유동성이 늘면서 위험자산인 가상화폐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비트코인 큰손 투자자들은 시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인게이프는 샌티멘트의 분석자료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10만~100만 개가량 보유한 투자자들이 7월 말부터 적극적으로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샌티멘트는 소액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비트코인을 시장에 매도하고 있으나 큰손 투자자들은 오히려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가격 반등을 예상하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비트코인 9월 약세 징크스 떨쳐낼까, 연준 금리인하에 분위기 반전할지 촉각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폭이 크지 않아 가상화폐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은 미국 연준 모습. <연합뉴스>


다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상화폐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더라도 2026년까지는 미국의 금리가 여전히 3%대를 웃돌 수 있어 시장의 기대와 같이 유동성이 급격하게 늘어나 가상화폐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준이 9월 FOMC에서 경기침체에 대비해 0.5%포인트 수준의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후퇴해 현재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기도 하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작의 효과를 기대하는 디지털자산 시장참여자들이 많지만 산업 성장 여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미국 대선 결과가 통화정책보다 영향력이 클 수 있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