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엑시노스 생산 지연에 퀄컴 AP 의존 커져, 갤럭시S25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 삼성전자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가 수율(완성품 비율) 문제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만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삼성전자 엑시노스 홍보 이미지.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 출시가 수율(완성품 비율) 문제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S25 시리즈에 퀄컴 AP만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퀄컴의 AP '스냅드래곤8 4세대' 가격 인상과 함께 내년 출시할 갤럭시S25 시리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두 가지 AP를 적용하는 ‘듀얼 칩셋’ 전략이 내년에는 이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IT매체 폰아레나는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S25 시리즈가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만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탑재를 위해 개발하고 있던 엑시노스2500이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지역에 따라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병행해 사용했다. 

듀얼 칩셋 전략은 초창기 미국, 캐나다 등 모뎀 인증 규제가 강한 지역 출시를 위해 사용됐지만, 현재 두 종류 AP를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퀄컴이 스냅드래곤 AP 가격을 올리면서 비용 부담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WCCF테크는 “삼성전자가 듀얼 칩셋 출시를 선택한 이유는 스냅드래곤의 터무니없는 가격”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퀄컴 AP 가격 상승으로 이익률이 낮아지고 제품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비슷한 성능의 자체 AP인 엑시노스를 개발해 다양한 스마트폰 모델에 탑재해왔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생산 지연에 퀄컴 AP 의존 커져, 갤럭시S25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 퀄컴은 다음 세대 AP를 출시할 때마다 가격을 10~3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홍보 이미지. <퀄컴>


실제 퀄컴은 다음 세대 스냅드래곤이 출시될 때 마다 10~30%의 가격을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할 스냅드래곤8 4세대 가격 인상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의 한 임원은 "스냅드래곤8 4세대는 회사가 만든 가장 비싼 칩이 될 것"이라고 최근 말했다.

다양한 정보원들은 스냅드래곤8 4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30%가량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엑시노스2500이 수율 확보 실패로 내년 출시할 갤럭시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자연스럽게 퀄컴이 AP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가격이 25~30% 인상되면, 2025년 삼성의 플래그십 폰 시리즈 가격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지어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는 이동통신 모뎀 유무에 따라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데, 모뎀이 포함된 칩은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WCCF테크는 “퀄컴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S25 시리즈에 스냅드래곤X80 모뎀을 사용한다면 퀄컴은 삼성전자에 추가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각 제품의 가격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퀄컴의 가격 인상을 그냥 감당하기보다는 엑시노스2500의 빈자리를 대만 미디어텍의 최신 AP 디멘시티9400+으로 채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생산 지연에 퀄컴 AP 의존 커져, 갤럭시S25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 삼성전자가 엑시노스2500의 빈자리를 대만 미디어텍의 AP 디멘시티9400+으로 채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미디어텍 디멘시티9200+ 홍보 이미지. <미디어텍>


스마트폰 매체 새미팬즈는 “삼성전자가 최신 갤럭시탭에 퀄컴이 아닌 미디어텍의 AP를 선택한 만큼, 엑시노스가 취소될 경우 미디어텍과 협력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갤럭시S25 스마트폰이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칩과 삼성의 엑시노스2500 칩 뿐만 아니라 일부 모델에선 미디어텍의 디멘시티9400+ 칩을 사용할 것"이라고 앞서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어떠한 AP가 탑재될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엑시노스 등 칩셋은 개발 중에 있으며,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