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바이오 전문가로 등장, 그룹 성장동력 전면에

▲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사진)이 30일 SK바이오팜 경영설명회(IR)에 직접 발표자로 참여하면서 SK바이오팜의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부사장이 SK그룹의 새 성장동력인 바이오사업의 전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SK바이오팜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방사성의약품(RPT) 전략을 직접 발표하면서 바이오전문가의 모습을 뽐냈다. 신약 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오너경영인으로서도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 본부장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뒤를 이을 신약 개발의 과제를 안고 있는 SK바이오팜에서 앞으로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 본부장은 30일 온라인으로 열린 SK바이오팜 방사성의약품과 관련한 경영설명회에서 직접 발표에 나서 회사의 중장기 계획뿐 아니라 방사성의약품을 직접 설명했다.

증권가 연구원들의 질문에도 직접 대답하면서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생산비용과 관련한 질문에 “저분자 기반의 화학약물 대비 방사성의약품 원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조사 결과 세포치료제 등 다른 차세대 항암제와 비교하면 크게 원가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방사성의약품의 생산과 관련한 질문에도 그는 “방사성의약품과 관련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는 진단제와 치료제가 있는데 진단제의 경우 CDMO 업체가 많다”며 “치료제도 그렇게까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내재화 할 수 있지만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CDMO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이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설명까지 구체적으로 한 것을 놓고 사업 전반적으로 깊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본부장은 지난해 말 진행된 SK그룹 임원인사에서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 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수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는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한 것으로 SK바이오팜의 차세대 먹거리로 여겨지는 신약 개발사업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최 본부장이 이 자리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은 바이오회사의 중추에서 성과를 만들어 경영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미 그는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활동할 당시도 SK바이오팜의 신사업 발판이 된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구 프로테오반트) 인수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는 SK바이오팜의 차세대 먹거리 한 축인 표적단백질치료제(TPD) 개발을 담당하는 곳이다.

최 본부장은 바이오산업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을 뿐 아니라 SK바이오팜에 입사한 이후에도 휴직하고 2019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마치며 생물학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최 본부장이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 도입한 신약후보물질도 방사성의약품이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7월17일 홍콩 바이오기업 풀라이프테크놀로지와 방서성의약품 치료제 후보물질 FL-091(현 SKL35501)에 대한 연구개발과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갖는 기술도입(라이선스 인) 계약을 맺었다.

이후에도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개발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방사성 동위원소 공급계약까지 체결하며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 소형모듈원전 설계기업인 테라파워 자회사인 테라파워아이소토프스로부터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테라파워아이소토프스는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독점적으로 악티늄-225의 원료 물질을 공급받아 경쟁사 대비 악티늄-225 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이 현재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 판매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이 제품으로만 매출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제품군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세노바메이트 매출 2398억 원을 거두며 1년 전보다 매출이 77% 늘었다. 

SK바이오팜이 연결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479억 원을 거둔 것에 비춰보면 세노바메이트의 비중은 사실상 절대적이다.

최 본부장은 앞으로 3년 안에 SK바이오팜이 방사성의약품 선두기업으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내놨다.

그는 이날 발표에서 “2027년까지 방사성의약품 임상에 진입한 물질 2종류 이상, 다수의 전임상 단계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며 “현재 전임상 단계에 있는 SKL35501(FL-091)의 경우 2025년 말에 임상 1상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