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남매가 각자의 사업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분야를 정리하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 그리고 편의점사업,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점 패션·화장품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정용진 정유경, 이마트와 신세계 사업분리 착착 진행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프리미엄 슈퍼사업을 이마트에 넘긴다.

신세계는 28일 경영이사회를 열고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던 SSG푸드마켓과 스타슈퍼 도곡점을 이마트에 양도하기로 의결했다.

이마트는 1297억 원을 들여 자산과 상품, 인력 등 모든 자원을 일괄 인수한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번 인수로 이마트가 프리미엄 슈퍼사업부문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마트가 쌓은 노하우와 경쟁력을 동원해 세계 최고 수준 프리미엄 슈퍼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국내 1위 마트업체로 상품구성(MD),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프리미엄 슈퍼사업을 키우는 데 백화점보다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마트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9월 스타필드하남에 ‘PK마켓’을 선보이며 프리미엄 슈퍼마켓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PK마켓의 평균고객(구매기준)은 주말 5천 명, 주중 3천 명으로 비슷한 영업면적을 가진 기존 이마트 점포보다 약 1.5∼2배가량 많다.

이마트가 프리미엄 슈퍼사업을 인수하면서 이마트와 신세계의 사업영역이 이전보다 명확하게 정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책임지면서 각자의 주력사업에 집중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번 프리미엄 슈퍼사업 양수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올해 초 서로 보유하던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경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집중하는 사업분야가 나뉘긴 했지만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협업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L)인 피코크나 노브랜드 제품은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에서 판매되고 있고 신세계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신세계 자체의류브랜드 ‘데이즈’를 납품하는 등 긴밀하게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홍보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마트의 경우 따로 홍보팀을 두고 있지만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그룹 홍보팀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이마트도 인수합병 등에 관한 사안은 그룹홍보팀이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