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퓨처엠의 배터리용 음극재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버팀목이었던 양극재 사업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에 흔들리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줄이거나 연기하고, 생산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함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새 고객사 확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 둔화 여파가 양극재 사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응해 투자속도를 조절하고 출하량 목표를 낮추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
유병옥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기존 양극재 출하량 목표를 낮추고, 투자속도를 조절하는 등 업황부진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19일 포스코퓨처엠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양극재 사업의 새 고객사 확보를 위한 협의가 길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측은 지난 14일 “포드의 배터리 합작법인 사업계획이 지연되고 있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공급 관련 협의에 추가적으로 시간이 소요 중”이라고 공시했다.
완성차 업체인 포드가 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응해 증설 계획을 연기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 체결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올 하반기 주력 고객사인 GM에 공급하는 양극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 고객사 확보에도 난관을 맞고 있다.
회사는 올해 2분기 판가하락과 N83, N65 등 일부 양극재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각각 26%, 20%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양극재 판매 예상치를 기존 7만2천 톤에서 6만7천 톤으로 줄이고, 설비 투자 규모도 2조8천억 원에서 2조1천억 원 수준으로 조정키로 했다. 또 2026년까지 양극재 생산 목표를 45만5천 톤에서 39만5천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회사는 일본 혼다와 함께 올해 말까지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4월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 사장은 판매량이 줄고 있는 미드니켈 양극재를 대신해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는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설비 투자는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6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3400억 원을 전남 광양에서 건립하고 있는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 전용 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광양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5만2500톤이다. 이는 전기차(60kWh) 58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회사는 2022년 7월부터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Ultium Cam)을 설립, 캐나다 퀘벡주에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을 짓기 시작해 올 하반기 준공하고, 내년 상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다.
퀘백 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 3만 톤인데, 향후 추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6만3천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얼티엄캠이 양극재를 공급하게 될 얼티엄셀즈가 지난달 3공장 증설을 일시 중단한 점은 얼티엄캠의 향후 증설계획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음극재 사업에서 중국 업체들 ‘저가 물량공세’ 영향으로 실적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양극재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올 2분기 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50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0.5% 줄어든 수치다. 배터리 소재 업계에 따르면 회사의 올 상반기 음극재 공장 가동률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유 사장은 음극재 생산능력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기존에는 2026년까지 연 22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으나, 절반 수준인 11만 톤으로 줄이기로 했다.
▲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24일 조달한 회사채 6천억 원 중 3400억 원을 전남 광양에 건립 중인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공장 건립에 투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모습. <포스코퓨처엠> |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산 흑연 수입 규제를 2년간 유예해 현물거래가 많던 포스코퓨처엠의 천연흑연 음극재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조흑연 부문의 고정비까지 더해지며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부채비율이 179.8%이지만 자금조달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아직 자체 조달이 가능한 수준이며, 향후 조달 여력 초과 시 지주사로부터 추가 지원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앞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5월23일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연구소와 음극재 공장을 방문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꼭 가야 하는 방향으로, 그룹 차원에서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