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기후, 글로벌 물류 위기, 친환경 규제 등 복합적 요인에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이 올해는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커피콩. < Pexels >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와 엘니뇨에 따른 이상기후, 글로벌 물류 대란, 유럽 친환경 규제 등 복합적 요인으로 올해 말까지 커피 원두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는 업계 애널리스트들과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커피콩 선물 거래가격이 당분간 변동성이 심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기준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로부스타 품종 커피콩 가격은 1톤당 4천 달러(약 537만 원)를 넘어서며 역사상 최고점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동안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아라비카 품종은 1파운드당 2달러에 거래됐다. 1톤으로 환산하면 2천 달러(약 268만 원)가 넘는다.
나카무라 코스케 일본 UCC 우에시마 커피 수입 매니저는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로부스타 가격이 2천 달러였을 때 이미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했었다”며 “현재 커피콩 가격은 1, 2년 전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른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엘니뇨와 이상기후로 심화된 가뭄에 세계 2위 커피콩 생산자 베트남 커피 작황이 악화된 것이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카를로스 메라 네덜란드 라보뱅크 농업선물시장 연구팀장은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베트남 생산량 감소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 크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었고 약 5% 감소에 그쳤다”며 “다만 그 이전 해에 브라질 원두 생산량이 감소한 탓에 재고가 소진된 탓에 문제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예멘 반군 후티가 촉발한 홍해 위기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중동 지역 불안정에 글로벌 물류가 영향을 받은 것도 원두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도입하기로 한 삼림벌채규정(EUDR) 때문에 커피 사업자들이 미리 재고를 쌓아두기 위해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메라 팀장은 “현재 (유럽 내 사업자들은) 재고를 쌓아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UDR은 유럽연합이 지정한 벌목 및 벌채 수준을 위반한 국가로부터 관련 생산품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커피도 생산을 위해 벌목이나 벌채가 많이 이뤄지는 상업 작물이라 EUDR이 본격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라질 등으로부터 유럽 내부로 수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됐다.
메라 팀장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했을 때 2024년 커피 원두 가격은 변동성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5년에는 브라질의 올해 작황이 괜찮은 덕분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찰스 하트 홍콩 BMI그룹 선임 선물 애널리스트도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시장의 타이트한 여건을 생각하면 여러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물 가격을 보게 될 것”이라며 “엘니뇨에서 라니냐로 전환된다는 현 예보 상황을 보면 베트남에 올해 하반기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곧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