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르노코리아 내연기관 신차로 내수 반등 노려, ‘전기차 포비아’에 반사이익 기대

▲ 최근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구매 관련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가 내연기관 신차를 앞세워 현대자동차그룹이 장악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사진은 KG모빌리티 액티언. < KG모빌리티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소비자들이 최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KG모빌리티(KGM)와 르노코리아는 '전기차 포비아 확산'에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하반기 전기차 중심의 신차 라인업을 꾸리면서 KGM과 르노코리아의 내수 시장점유율을 확대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13일 국내 전기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살펴보면 최근 화재 사고와 관련해 전기차 구매 계획을 머뭇거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번 불이 붙으면 온도가 수 초 안에 1천 도 넘게 치솟는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이 초래하는 화재 진압의 어려움이 커뮤니티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미국 테슬라 리포트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진압 시간은 내연기관차 대비 8배, 인력은 2.5배, 수량은 110배가 더 소요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연내 전기차를 구입하려 했지만 열폭주 때문에 망설여진다", "가족을 탄 차량에 불이 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 "전기차 구입 예산을 확보했는데 최근 상황 때문에 고민이 된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고 있다.

전기차 화재를 둘러싼 시선과 대책 마련 과정에서의 재산권 침해 걱정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전기차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과충전'을 방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충전율을 제한하면 전기차 소유주들이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 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차량 140여 대를 불태우고 800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키는 대규모 피해로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출입을 막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게다가 세계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시장은 두 자릿수 넘는 역성장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가 국내 전기차 수요를 더욱 위축시킬 공산이 큰 셈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하반기 전기차 중심의 신차 라인업을 꾸리고 있어 국내 전기차 수요 위축 영향을 오롯이 받게 될 상황에 처했다.

현대차는 이르면 8월부터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일렉트릭 고객인도를 시작하는데 이어 연내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지난달 소형 전기 SUV EV3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기아는 디자인을 큰 폭으로 변경한 이달 중 K8 부분변경 모델 판매도 시작하지만 현대차·기아가 내놓는 기존에 없던 신차는 모두 전기차 모델로 구성됐다.

반면 KGM과 르노코리아는 국내에서 가장 수요가 높은 중형 SUV 차급에서 내연기관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내수 자동차시장에서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곽재선 KGM 대표이사 회장은 12일 평택공장 조립 1라인에서 액티언 양산 기념행사를 열고 "액티언은 KGM에 있어 새로운 성장 기회이자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는데 있어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인도는 20일부터 시작한다. 
 
KGM 르노코리아 내연기관 신차로 내수 반등 노려, ‘전기차 포비아’에 반사이익 기대

▲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비즈니스포스트>

액티언은 1.5 터보 가솔린 엔진DP 3세대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최대토크 28.6kg·m, 최고출력 170마력의 성능을 낸다. 기존 엔진과 비교해 출발 가속 성능을 10% 높이고, 시속 60~120km 구간 가속성능도 5% 개선했다.

기본 판매 가격은 3395만 원으로 기아 쏘렌토보다 100만 원가량 싸다. 특히 기본 트림인 S7에 전동 트렁크와 3차원(3D) 어라운드 뷰 모니터, 일부 안전사양을 제외한 대부분 사양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르노코리아는 다음달 4년 만의 신차 그랑 콜레오스의 국내판매를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가솔린 터보 2륜구동(2WD), 가솔린 터보 4WD 등 세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주력 모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동급 최고 용량인 1.64kWh(킬로와트시) 배터리에 하이브리드 전용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멀티모드 오토 변속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시스템 최고출력도 245마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시작 가격은 3777만 원으로 쏘렌토 하이브리드(3786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6.5% 줄어든 6만5557대를 기록한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4.3% 증가한 18만7903대를 보이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KGM과 르노코리아는 이번에 출시하는 신차의 흥행이 절실하다. 

KGM과 르노코리아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심각한 내수 판매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KGM은 내수 판매실적을 이끌어 온 중형 SUV 토레스의 신차효과가 사그라들면서 올해 1~7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64%나 꺾인 영향을 받아 같은 기간 내수 판매량이 34.4% 빠졌다.

르노코리아는 2020년 3월 XM3 이후 4년 동안 신차를 내놓지 못하면서 2020년 10만 대 가까웠던 내수 판매량이 작년 2만2천여 대로 곤두박질쳤고, 올해 들어 7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더 줄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