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다른' 일론 머스크, 미국 전기차 보조금 비판하며 테슬라는 수혜 노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사진)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을 비판했지만 테슬라가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이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테슬라를 향한 지원을 활발히 추진하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모순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일론 머스크가 뚜렷한 정치적 신념을 앞세우는 동시에 실익을 챙기는 현명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온다.

로이터는 13일 “테슬라가 빠르게 성장해 온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지원이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테슬라는 이를 위한 로비를 꾸준히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일론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을 싣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초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캘리포니아의 차량 배기가스 규제 강화 계획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을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미국 정부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대부분의 생산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에 로비를 지속해 온 내용도 드러났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대하는 대표적 정책에 포함된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정치적 관점과 사업 전략에서 분명히 상반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공화당의 한 정치 자문가는 로이터에 “일론 머스크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반대하는 반면 테슬라는 정부 지원을 굶주린 괴수처럼 집어삼키고 있다”는 비판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를 정치적 신념과 별개로 자신의 사업에서 실익을 추구하는 전략가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기적으로 테슬라의 전기차 보조금 수혜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중장기 관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따른 정책적 효과를 노리는 행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과 우주탐사, 신경과학 등 사업에서 정책적 수혜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테슬라 전기차에 미칠 악영향은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일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전기차 또는 머스크가 소유한 다른 사업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이 논의될 수 있다.

테슬라의 로비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직원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는 정부 지원 정책에 반대하지만 테슬라가 수혜를 볼 기회를 저버렸다면 어리석은 짓이었을 것”이라며 “그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