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신상품 선정위원회에 매주 참석해 상품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는 등 체질을 바꾸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사장이 매주 월요일 신세계라이브쇼핑 신상품 선정위원회에서 던지는 질문이다.
사장이라고 해서 어떤 상품을 내놓을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것은 아니다. 결정은 직원들이 하고 이 사장은 상품의 경쟁력을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이 사장은 신세계라이브쇼핑 수장에 오른 뒤 이 전략에 '올인'하면서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체질을 확 바꿔놓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이 사장 지휘 아래 알짜 계열사로 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라이브쇼핑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업계가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15억원과 59억원으로 신세계 편입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3개 분기 연속으로 16% 정도씩 증가했다. T커머스 경쟁사인 SK스토아 2분기 매출이 1.4%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해 보면 신세계라이브쇼핑 매출 증가율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뛰었다. 각각 전년과 비교해 지난해 4분기 288.5%가 증가했고 올해 1분기 흑자전환, 2분기에는 145.8% 늘었다.
이 사장이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지휘한 뒤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반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 사장이 신세계라이브쇼핑을 바꿔놓았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사장은 신세계그룹이 기대한 신세계라이브쇼핑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스타벅스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인정받았던 역량을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사장은 스타벅스 대표를 맡을 때 모바일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오더를 만들어 미국 본사에 역수출한 기록을 만들어낸 전문경영인이다.
트렌드를 읽는 능력이 중요한 T커머스 시장에서 1949년생인 이 사장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성적표를 통해 물음표를 하나씩 지우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그동안 신세계그룹 계열사라는 이점을 잘 살리지 못했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신세계라이브쇼핑에 신세계그룹 색깔을 입히면서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까사, 조선호텔앤드리조트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한 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유통업계 곳곳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5월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인 ‘신라밸’을 내놨다. 현대홈쇼핑에서 20년 동안 일한 노양선 쇼핑호스트(사진)가 방송을 진행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앤리조트 모두 이 사장이 거쳤던 계열사다. 이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지원본부 본부장을 지냈고 조선호텔앤리조트에서는 대표이사로 일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조선호텔앤리조트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장은 직원들에게도 다른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한 상품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 신상품 선정위원회에 매주 참석해 직접 상품을 확인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상품 선정위원회에 대표가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이 사장은 취임 이후 매주 참석하고 있다”며 “어떤 상품을 내놓을지는 직원들에게 맡기지만 상품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들을 많이 던진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상품 차별화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통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분기 신세계 실적 자료를 통해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올해 5월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프로그램 ‘신라밸’도 새롭게 내놨다. 신라밸은 ‘신세계적 라이프스타일 밸런스’의 줄임말로 현대홈쇼핑에서 20년 동안 일한 노양선 쇼핑호스트가 방송을 진행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관계자는 “이 사장 취임 이후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사업 방향이 더 선명해졌다”며 “젊은 직원들에게도 먼저 다가가 함께 식사할 정도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 사장의 스타일 때문인지 내부에서도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