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로보택시'에 우버 만만찮은 상대로 떠올라, 경쟁 대신 협력 가능성도

▲ 테슬라 자율주행 택시 사업에 우버가 중요한 경쟁 상대로 지목된다. 다만 두 회사가 협력해 강력한 시장 선점 효과를 거둘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진은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되는 자율주행 기술 안내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주요 신사업으로 앞세우는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의 성공 가능성이 우버와 협력 여부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버가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에 협업하면 강력한 시장 선점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다른 업체와 손을 잡는다면 만만찮은 경쟁사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8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최근 주가 하락에 우버의 자율주행 시장 진출 계획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버는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차량호출 플랫폼에 자율주행차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이미 여러 글로벌 자율주행차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버는 미국 차량호출 시장에서 76%, 글로벌 시장에서 25%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한 부동의 1위 기업이다. 약 70개 국가의 1만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버 모바일앱 이용자가 호출할 수 있는 차량에 자율주행차가 포함된다면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앞세워 초반부터 무인택시 시장 선점에 상당한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우버는 대량의 중국 BYD 전기차를 차량호출 서비스에 도입하는 데 이어 자율주행 기술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협력을 맺었다.

이러한 협력 사례를 자율주행차 전문 기업으로 확대해 무인택시 사업 진출에 발판을 놓는 셈이다.

배런스는 테슬라 또는 구글 지주사 알파벳의 웨이모, GM 크루즈 등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앞서나가던 기업들이 우버의 협력사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우버는 콘퍼런스콜에서 “몇 주, 또는 몇 달 안에 자율주행 차량 협력과 관련한 추가 발표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로보택시'에 우버 만만찮은 상대로 떠올라, 경쟁 대신 협력 가능성도

▲ 우버 차량호출 서비스 홍보용 이미지.

테슬라가 10월에 로보택시 공개 행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자리에서 우버와 협력 내용을 정식 공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로보택시는 테슬라가 전기차와 에너지 관련 사업에 이어 사실상 처음 진출하는 플랫폼 기반 사업인 만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증권가와 주주들에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버와 같이 이미 강력한 사용자 기반 및 플랫폼 기술을 갖춘 기업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테슬라가 우버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이러한 맥락에서 제기되고 있다.

만약 우버가 언급한 다른 자율주행차 협력사가 구글 웨이모 또는 GM 크루즈라면 테슬라는 로보택시 사업 진출 초반부터 만만찮은 경쟁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웨이모와 크루즈는 현재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측면에서 테슬라보다 더 빠른 성과를 내고 있는데 우버의 플랫폼 경쟁력과 시너지를 낸다면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우버는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다”며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제프리스도 테슬라가 우버 또는 리프트와 같은 기존 차량호출 플랫폼 업체와 협업하는 것이 로보택시 사업 진출에 효과적 방안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7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4% 하락한 191.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 동안 주가 하락폭은 24%를 넘는다.

테슬라 전기차 판매 부진의 영향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어 로보택시와 같은 신사업으로 성장성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다만 배런스는 증권사 웰스파고 보고서를 인용해 “테슬라 로보택시는 우버의 자율주행 사업 진출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테슬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