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증권업계 WTS(웹트레이팅시스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업계 투자문화가 점차 간편화로 흐르면서 기존 HTS보다 WTS가 각광받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토스증권 충격’에 증권업계 간편한 WTS 경쟁 치열, HTS 시대 저무나

▲ 토스증권의 WTS 출시 이후 증권업계에서 WTS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2일 KB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의 WTS인 ‘마블 와이드’의 올해 6월 접속고객이 44만 명을 돌파했다.

WTS란 HTS와 달리 컴퓨터에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없이 인터넷 브라우저 페이지 상에서 주식투자가 가능한 서비스이다.

KB증권은 지난 6월 마블와이드를 출시했는데 단 한 달 만에 44만 명이라는 높은 이용자 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컴퓨터를 활용한 주식투자에는 키움증권의 '영웅문'을 대표로 하는 HTS가 대부분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WTS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핀테크기업인 토스증권이 지난달 18일 WTS를 정식 출범시키면서 증권사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됐다.

토스증권은 앞서 MTS(휴대폰 주식투자 시스템)에서도 간편화를 무기로 혁신을 불러 일으키며 단숨에 해외주식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바 있다. 

올해 초부터 토스증권이 연내 WTS 출시를 예고하면서 증권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WTS 출시에 박차를 가해 왔다.

그동안 토스증권 MTS는 간편화를 키워드로 증권업계에 혁신을 불러왔으나 너무 단순하다는 지적도 없잖았다. 이에 MTS보다 더 전문화된 기능을 추가한 것이 토스증권의 WTS이다. 

즉 WTS는 기능상으로 통상적인 HTS와 MTS의 중간 단계 수준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WTS는 공인인증서 절차를 없애는 등 더욱 간편화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

종합하면 MTS에 아쉽다고 평가받던 부분들을 보완한 뒤 컴퓨터에 그대로 옮겨온 버전이 WTS라고 볼 수 있다. WTS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반면 HTS의 경우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단점에 더해 부팅에 소요되는 시간, 데이터가 몰릴 경우 발생하는 병목현상 등도 불편사항으로 거론돼 왔다.

코로나19 이후 증권업계의 키워드가 ‘간편한 투자’로 바뀌는 흐름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WTS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HTS는 증권사 트레이더(자기매매)들이나 일부 전업 개인투자자가 아닌 이상 기능이 지나치게 많고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토스증권 충격’에 증권업계 간편한 WTS 경쟁 치열, HTS 시대 저무나

▲ 키움증권은 '영웅문'을 바탕으로 HTS 시대를 주름잡아 왔다.


특히 WTS는 현재 주식투자의 대세가 된 MTS와의 연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다.

이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점차 HTS에서 WTS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가 불러일으킨 간편화 혁신의 바람이 대단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언젠가는 이용자들이 더 전문화된 기능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며 “이것이 현실화된 것이 토스증권의 WTS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무겁고 복잡한 증권사 HTS를 굳이 이용하기 보다는 필요한 기능만 갖춰져 있으면 WTS를 이용하는 것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편한 것이 사실”이라 덧붙였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도 “토스증권의 WTS 출범은 증권사들에게 위기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며 “향후 증권사들이 자체 WTS를 선보이면서 HTS의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