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주 라바카 항만 일대에 위치한 정제시설에서 천연가스 플레어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천연가스 특성상 연소 과정에서 메탄이 대량 배출된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화석연료 기업들이 기존에 알려졌던 것보다 더 많은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각) 로이터는 글로벌 비영리단체 환경방어기금(EDF)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석유 및 가스 사업자들이 연방 정부에서 집계한 것보다 4배 많은 메탄을 배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EDF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구글, BAE시스템즈, 뉴질랜드 우주국 등과 협력해 미국 국내 석유와 천연가스 산지 12곳을 메탄 탐지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로 관측하는 ‘메탄에어(MethaneAIR)’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관측 대상 지역들에서 생산되는 화석연료는 미국 전체 생산량의 약 70%에 달한다.
EDF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항공 관측을 32차례 진행했고 그 결과 이들 지역에서는 매년 메탄 750만 톤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감독하에 집계된 메탄 배출량보다 4배 높은 수치로 EDF는 이 사실을 EPA에 알렸다. 로이터는 EPA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존 코이프만 EDF 대변인은 로이터를 통해 “메탄에어 프로젝트는 종래에 사용되던 관측 방식에서 크게 진보한 방법이었다”며 “앞으로 진행할 메탄샛(메탄 위성) 프로젝트가 어떤 성과를 낼지 미리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0년 단기 온실 효과가 80배나 높고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두 번째로 큰 온실가스다.
현재 세계 각국은 2021년 글래스고 회의에서 맺은 국제 메탄 감축 협약에 의거해 메탄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EPA가 올해 1월 내놓은 ‘폐기물 배출 벌금(WEF)’ 규정을 보면 2026년부터 메탄을 연간 2만5천 톤 이상 배출한 사업자는 초과 배출한 1톤당 벌금 1500달러(약 205만 원)를 내야 한다.
로잘리 윈 EDF 메탄 및 청정공기정책 디렉터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산업계가 얼마나 메탄 배출량을 많이 줄여야 하는지를 보여준다”며 “동시에 감축을 독려할 규제 체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