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30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민주당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최대 자동차산업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11월 대선에 지지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해리스 부통령이 노조의 지지를 업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하면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보여주는 친 노동자 정책을 이어갈 공산이 커 한국 배터리기업에 인건비 상승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세 명의 발언을 인용해 “”UAW가 앞으로 며칠 안으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보도했다.
UAW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는 데 유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를 놓고 해리스 부통령과 협상 과정에서 노동자들에 더 유리한 정책을 약속받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UAW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로 노선을 선회한 계기도 숀 페인 UAW 위원장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이 최근 직접 전화 통화가 이뤄져서라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노조 측은 미국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와 같은 조건을 해리스 부통령에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대선 캠페인에 자동차나 배터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을 공약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한 뒤 사실상 후임자로 내정됐다.
그 뒤 최근 주요 언론사와 여론조사 업체가 진행한 다수 가상 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로 따라붙는 양상을 보였다.
로이터가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IPSOS)와 진행한 30일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에 1%포인트 차이로 근소 우위를 점했다.
▲ 숀 페인 UAW 위원장이 2월1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머렐리 기술 센터에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러한 상황에서 UAW가 잘 짜여진 노조 조직을 활용해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 공장들이 몰려 있는 쇠락한 공업지대(러스트 벨트) 등지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표를 몰아주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완성차와 배터리 공장이 밀집한 러스트 벨트는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합주로 꼽힌다. 따라서 자동차 노조의 지지를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노조 측은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또한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에도 이러한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이 UAW의 요구를 대선 공약에 반영하고 실제로 당선돼 이를 실행한다면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은 물론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그리고 삼성SDI 등 배터리3사가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다수 운영하거나 신설하고 있어서다.
실제 러스트 벨트로 분류되는 오하이오주에서 UAW가 한국 배터리 기업의 합작사를 상대로 임금 인상이라는 성과를 거둔 전례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사이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주 워런 공장에서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임금을 30% 인상하는 안을 확정했다.
당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공식 축사를 작성했을 정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바이든 정부의 이러한 기조를 이어 배터리기업 노동자들 임금 인상을 촉진하는 정책을 내세운다면 LG에너지솔루션 합작사의 인건비 인상 사례가 다른 한국 업체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폴리티코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백악관에서 노조 결성을 위한 태스크 포스 수장을 맡았던 경력을 대선 유세 첫날부터 내세웠다“라고 짚으며 그가 인건비 인상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