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HD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선박엔진 사업 가동률은 142.9%였다. HD현대중공업의 엔진 생산능력(제동마력 기준)은 대형엔진과 중형엔진의 3:1 비율이다.
반면 HD현대마린엔진의 1분기 설비 가동률은 선박용 엔진 34%, 터보차저 25%, 크랭크샤프트 89%로 선박용 엔진 생산 가동률이 낮다.
HD현대 그룹은 또 엔진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HD현대마린엔진의 부품 기술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마린엔진이 보유한 선박용 엔진부품 크랭크샤프트 생산 기술과 일원화된 터보차저(내연기관에 공급되는 공기의 압력과 밀도를 증가시키는 공기 압축기) 생산체계를 활용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엔진 제조 계열사간 기술 공유를 통해 친환경 엔진 설계 능력을 높이고, 각 사의 유통망을 공유해 수출 확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시너지를 위해 HD현대마린엔진은 이중연료엔진, 디젤엔진 등 제품별 생산라인을 전문화하고, 설비 증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모펀드 영향력 아래에 있던 HD현대마린엔진의 재무 안정화가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HD현대마린엔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1년 611억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275억원으로 감소했다. 최대주주인 HD한국조선해양이 31일 HD현대마린엔진 유상증자에 참여해 현금 422억 원을 투입한 것도 생산시설 정비와 투자를 통한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 HD현대마린엔진은 HD현대그룹 편입 이후 중소형 선박엔진 생산을 도맡게 된다. 사진은 HD현대마린엔진이 생산한 선박엔진 모습.
이외에 강 사장은 HD현대그룹에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의 기존 조직을 화학적으로 융합시키는 과제도 수행해야 한다.
강 사장은 HD현대그룹 오너 3세 정기선 부회장의 '믿을맨'으로 분류된다. 그는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장 부사장과 함께 HD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그룹 내 조선 사업 살림을 책임져왔다.
강 사장은 지난해 11월 그룹 내 재무임원 중 가장 먼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STX중공업 인수추진 총괄업무를 맡았고, 성공적으로 인수를 마무리지으면서 인수한 회사의 대표로 앉게 됐다.
강 사장은 1965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부산대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2년 1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회계담당 임원, 조선사업본부 경영부문장, 재경본부장, 동반성장 실장 등을 거쳤다. 2017년 HD현대그룹이 4개사로 분할할 당시 임원 10%를 감축하는 와중에도 전무로 승진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HD그룹의 인수 이후 나타날 HD현대마린엔진의 체질 변화는 2026년 실적부터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