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외국 영화들이 개봉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4’(왼쪽)와 마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포스터.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외국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국내 영화배급사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플러스엠과 CJENM가 각각 배급한 한국 영화 ‘탈주’와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로 더 많은 수익을 확보하기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3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영화 ‘슈퍼배드4’와 마블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이 24일 동시에 개봉한다.
두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모두 국내에서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극장가는 두 영화의 흥행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영 중인 한국 영화 입장에서 보면 악재나 마찬가지다. 특히 손익분기점 돌파를 앞둔 영화 탈주는 아쉬움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탈주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200만 명이다. 탈주는 22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196만 명을 기록했다. 23일 안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입소문을 타면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었지만 24일 해외 영화 기대작 두 편이 개봉하면 관객몰이에 힘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영화 탈출이다.
탈출은 22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62만 명을 기록했다. 제작비 185억 원 정도가 투입된 탈출의 손익분기점은 관객 수 400만 명이다. 손익분기점은 말할 것도 없고 관객 수 100만 명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탈주와 탈출은 개봉 이후 상영관 확보에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
탈주는 플러스엠, 탈출은 CJENM이 배급했다.
콘텐트리중앙의 종속기업 메가박스중앙은 플러스엠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영화 투자와 배급 사업을 하고 있다. 탈주가 메가박스를 통해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 수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탈주는 22일 기준으로 스크린 910개에서 3692번 상영됐다. 누적 관객 수 800만 명을 돌파한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아웃2가 822개 스크린에서 3013번 상영된 것을 생각하면 탈주가 얼마나 많은 상영관을 확보했는지 알 수 있다.
탈출을 배급한 CJENM은 CJCGV와 함께 CJ그룹에 속해 있다. CGV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도 상대적으로 유리했을 수 있다.
영화 탈출은 22일 스크린 713개에서 2371번 상영됐다. 탈출의 흥행 성적과 경쟁 영화들의 관객 수를 비교해 보면 탈출이 흥행 점수와 비교해 상당히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슈퍼배드4, 데드풀과 울버린이 개봉하면 지금처럼 상영관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탈주와 탈출이 상영관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는 인사이드아웃2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해외 영화 경쟁작이 없었기 때문도 있다. 스크린을 나눠 가질 영화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다.
▲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4’가 개봉하면 한국 영화 ‘탈주’와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가 지금처럼 상영관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탈주(왼쪽)와 탈출 포스터. |
하지만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4가 개봉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슈퍼배드4는 전작 이후 7년 만에 나온 영화다. 2017년 개봉한 슈퍼배드3는 누적 관객 수 332만 명을 기록했다. 슈퍼배드3가 개봉했을 때 한국 영화 ‘군함도’가 상영 중이었고 중간에 ‘택시운전사’까지 개봉했던 것을 생각하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많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이미 기대작 만열에 올랐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23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실시간 예매율 43.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한국 영화 ‘파일럿’의 2배, 3위인 슈퍼배드4의 5배에 가까운 수치다.
데드풀과 울버린은 마블 유니버스 작품이다. 영화에서 데드풀을 연기한 라이언 레이놀즈와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은 4일부터 5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만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데드풀, 울버린, 미니언즈 모두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캐릭터들이다”며 “두 외국 영화가 한동안 아웃사이드2의 뒤를 이어 흥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