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중국 베이징 쇼핑몰에 위치한 테슬라 차량 대리점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의 차세대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 사업 성공에 중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율주행 산업 육성 정책을 앞세워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테슬라를 비롯한 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며 기술 개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증권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진 배경으로 8월8일 로보택시 공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배런스는 테슬라 주가가 현재 역사적으로 고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에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하는 차량호출 서비스다. 사용자들의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것처럼 테슬라 무인차량을 호출해 이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예상된다.
로보택시 신사업 출범은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사의 한계를 넘어 인공지능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테슬라가 무인택시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자율주행 기술력을 높이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되는 첨단 운전보조 기술인 FSD는 여전히 사람의 주의를 필요로 하는 자율주행 단계만을 구현했기 때문에 무인택시 운영과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서버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테슬라 로보택시 사업의 성공을 돕는 중요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가 최근 중국 일부 지역에서 FSD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 주행 데이터 확보에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테스트할 수 있어 관련 기술 개발에 적합한 지역으로 꼽힌다. 주행 데이터 수집과 확보에 관련한 규제도 미국이나 유럽보다 느슨하다.
더구나 중국 정부가 자율주행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데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테슬라도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가 4월28일 베이징 국무원을 방문해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국 당국은 머스크의 방문 이후 테슬라 FSD의 상하이 도로 테스트를 승인했다. <연합뉴스> |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 당국은 자율주행 택시 운영을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가 베이징 당국에서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최근 중국 지방정부의 전기차 공공 조달 리스트에 포함되는 등 중국에서 관련 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생산 설비를 운영하며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러한 관계를 고려한다면 중국의 자율주행 산업 육성 정책에 테슬라도 충분히 수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 자율주행 알고리즘 학습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안건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서 입수한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셈이다.
테슬라가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 중국 내 데이터센터에서 활용할 AI 반도체 공급을 논의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이미 구축 계획이 상당히 진척된 상태로 추정된다.
다만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도 테슬라를 비롯한 기업에 무인택시 관련 기술 개발을 계속 장려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 IT기업 바이두가 우한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다 보행자를 치는 접촉사고가 발생했고 택시기사들의 반발도 이어지며 여론이 다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8월8일 로보택시를 공개한다는 발표 이외에 상세한 정보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등 중장기 계획이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