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매출 바닥' 지방 점포 살린다, '커넥트 현대' 부산 찍고 청주 출격

▲ 현대백화점이 ‘커넥트 현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통해 지방 매장 살리기에 나선다. 첫 번째 매장은 부산점을 리뉴얼해 오픈한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왼쪽)과 커넥트 현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백화점이 지방 매장의 영향력 회복을 위한 '신 프로젝트' 성과 여부에 유통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개월 동안 부산점을 재단장한 뒤 ‘커넥트 현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문을 열기로 했는데 기존 매장으로는 더이상 부산 지역에서 경쟁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읽힌다.

8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영업을 종료한 현대백화점 부산점이 2개월 동안 재단장 작업을 거친 뒤 9월6일 커넥트 현대라는 이름으로 오픈한다.

커넥트 현대는 현대백화점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매장이다. 현대백화점은 커넥트 현대가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의미를 가진 지역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사실상 백화점으로서 경쟁력을 잃은지 오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부산점에서 지난해 매출 1522억 원을 냈다. 전국 70여 개 주요 백화점 가운데 61위다. 전국 현대백화점 16개 매장 가운데는 15위 기록이다.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지난해 매출 2조51억 원으로 4위,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이 1조2092억 원으로 8위,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4044억으로 29위, 롯데백화점 동래점이 1990억 원으로 51위인 것을 생각하면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모양새다.

지난해 매출이 부산점보다 적은 현대백화점 매장은 919억 원을 기록한 울산동구점 뿐이다. 울산동구점은 지난해 전국 70여 개 백화점 매장 가운데 매출 69위를 기록했다.

애초 부산점은 2006년 지방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입점시킨 매장에 이름을 올렸다. 프라다, 구찌, 까르띠에, 버버리, 페라가모, 발렌티노 등 명품 브랜드도 입점했다.

하지만 근처 상권이 몰락하고 2009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오픈하면서 매출이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 매출은 2012년 이후 8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2021년과 2022년 매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 사이 에루샤를 비롯해 프라다, 구찌, 까르띠에, 버버리, 페라가모, 발렌티노 등이 모두 철수했다. 운영을 종료하기 전 1층에는 헬렌카민스키, 닥스, 헨리메인 등과 해외명품편집숍 바쉬 등이 남아있었다.

다른 오프라인 채널들과 비교할 때 백화점이 가진 무기가 명품 매장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사실상 백화점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백화점이 부산점 리뉴얼 공사 후 백화점이 아닌 복합쇼핑몰로 오픈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같은 판단에서 나온 전략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매출 바닥' 지방 점포 살린다, '커넥트 현대' 부산 찍고 청주 출격

▲ 더현대서울(사진)이 백화점업계 최초 기록을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고 판교점, 무역센터점, 본점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을 생각하면 현대백화점 지방 매장들 실적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지방 매장 매출에 대한 현대백화점의 고민은 부산점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에 있는 현대백화점 매장 가운데 지난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낸 것은 더현대대구다. 매출 5989억 원을 기록하면서 21위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매장 16개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매출이다.

지방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매장 가운데 4곳이 더현대대구보다 순위가 앞서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서울로 백화점업계 최초 기록을 계속해서 갈아치우고 있는 데다 경기 판교점, 서울 무역센터점, 본점이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드는 것을 생각하면 지방 점포의 성적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현대백화점이 커넥트 현대에 대해 지역맞춤형 매장이라고 소개한 것을 보면 커넥트 현대를 적극적으로 지방으로 확장해 나가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내년 충북 청주에 새로 내는 매장을 커넥트 현대로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부산점과는 다르게 충청점을 재단장해 여는 형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청주 고속터미널 부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 준비 중인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을 커넥트현대로 오픈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형 유통시설이 동부산에 몰려있어 구도심을 활성화해보자는 차원에서 부산점에 커넥트 현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현재로서는 현대시티아울렛 청주점까지만 커넥트 현대로 검토 중이며 앞으로 확장 계획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