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사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재무적 체력을 갖춰가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의 글로벌 시장 침투로 항공화물 물동량과 운임이 늘어나면서다. 지난해 부진했던 항공화물 물동량과 운임을 끌어올리며 팬데믹 기간 대한항공의 효자사업 위상을 되찾는 분위기다.
▲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사업의 반등에 힘입어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상향되고 있다. |
11일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 국제선 여객사업이 여전히 굳건한 가운데 지난해 부진했던 항공화물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점치며 연간 영업이익을 상향하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홍해사태의 영향을 받아 화물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공화물 운임 전망치 및 항공화물 수송량 전망치를 각각 3.3%, 1.2% 상향한 것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인 주된 이유이다”고 설명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상거래 관련 물동량 증가가 항공화물 시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하반기 해상 컨테이너 수송 차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항공화물 부문 반사이익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기간 효자역할을 한 항공화물 사업의 회복에 반색하고 있다.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지속적으로 쌓고 부채를 줄여나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별도기준 현금보유량(현금및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은 2021년 말 3조7420억 원에서 2024년 1분기 말 5조5185억 원 규모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순금융부채(금융부채에서 현금보유량을 뺀 것)는 8조3691억 원에서 5조1801억 원으로 감소했다.
인수합병 구조를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 시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 확보 목적으로 1조5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1분기 말 별도기준 재무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3조609억 원, 부채비율은 2007%에 이른다. 여기에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자금흐름상 부채의 성격이 강한 신종자본증권 1조1550억 원이 존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체제 하에 있는 동안 임금인상, 인력충원, 추가기재 도입 사업확대 등에서 제약을 받아왔기에 인수합병 이후 사업확대를 위한 추가 자금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산하 저비용항공사를 품기 위해서도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종속회사로 편입되면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요건을 2년 내에 충족시켜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이 계열사 에어부산을 완전자회사로 만들어야 함을 의미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1.89%이다. 11일 종가기준 에어부산의 시가총액은 3155억 원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은 현재 미국 법무부의 기업결합 심사와 시정조치 이행에 따른 유럽연합의 기업결합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
▲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020년 12월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대한항공>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최근 인터뷰를 종합하면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성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유럽연합이 선결조건으로 내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의 분리매각은 현재 본입찰을 마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다른 선결조건인 티웨이항공의 서유럽 4개 노선 취항은 취항일자를 거의 확정했다.
미국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 부문 분리매각이 확정된 이후 10월 쯤 경쟁당국이 기업결합 심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