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증시 총선 이후 저력 재확인,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인도시장 확대 힘실어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의 여당이 의석수를 잃었음에도 인도증시는 빠르게 반등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향후 인도시장에 더욱 힘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인도 총선 이후 인도증시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되면서 현지 시장에 공들이는 미래에셋증권의 선택에도 다시 한 번 힘이 실리고 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도 성장성을 향한 믿음을 바탕으로 향후 인도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도의 대표 증시 지수인 니프티50(NIFTY50)은 7일 2.05% 오른 2만3290.15에 장을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또 다른 대표지수인 센섹스(SENSEX)도 2.16% 상승한 7만6693.36에 장을 마감하며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도 증시는 4일 총선 결과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여당이 의석수를 잃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심리가 차갑게 식으며 크게 내렸는데 이후 3일 연속 오르며 하락분을 대다수 만회한 것이다.

인도증시는 올해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또 다시 대승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지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총선 결과가 나오기 하루 전인 3일엔 니프티50과 센섹스 지수 모두 사상 최고가인 2만3388.70, 7만6738.89까지 각각 올랐다.

그러나 정작 4일 모디 총리의 여당이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를 얻자 크게 출렁였다.

결과적으로 여당연합(NDA)은 과반을 넘기며 승리했으나 집권당인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은 전체 543석 가운데 240석 확보에 그치며 단독 과반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총선 결과 모디노믹스의 추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4일 니프티50과 센섹스 지수 모두 5%대 급락한 채 마감했다. 최근 4년 동안 인도증시가 겪은 최대의 충격이었다. 인도증시의 변동성지수(VIX)도 한때 31.5를 넘기기도 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도 당분간 인도증시에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인도증시가 놀라운 회복속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니프티50지수는 4일 급락한 뒤 곧바로 5일 3.36% 상승마감했다. 6일(0.89%)과 7일에도 상승마감하면서 급락분을 모두 되돌렸다. 센섹스 지수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총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지닌 잠재성이 여전히 매력적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7%로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으며 2025년에도 성장률은 6.5%로 전망되고 있다.

3번째 연임에 성공한 모디 총리를 향한 믿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는 강력한 친기업 정책을 내세우는 ‘모디노믹스’를 통해 인도 경제를 성공적으로 개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디 총리가 집권하기 전 니프티50지수의 주가수익률(PER)은 10~12배 수준이었으나 집권 1기(2014~2019년)엔 16.5배, 2기(2019년~현재)엔 19.5배까지 높아졌다.
 
리담 데사이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 구성에 일부 변화가 발생한다 해도 장기적 경제 청사진엔 큰 변함이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총선 이후 인도증시가 줄곧 상승해왔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1991년 이래로 니프티50지수는 매 총선 이후 3개월과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평균적으로 각각 9%와 8%의 상승률을 보였다.   

예상보다도 더 강력한 인도증시의 회복탄력성이 입증되면서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의 인도 사업에도 추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증시 총선 이후 저력 재확인,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인도시장 확대 힘실어

▲ 인도 뭄바이에 위치한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물류공장. <연합뉴스>


인도증시는 이 추세대로면 당분간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미래에셋증권이 집행한 인도증시 투자 외에도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 기업금융(IB) 시장에서의 딜 수수료 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 대표에 오른 김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글로벌 전문가로 손꼽힌다.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도 인도 증시 잠재성을 보고 여러 투자를 집행해 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말 홍콩법인의 투자 비중을 줄이고 인도법인에 투자를 늘리기로 결정했다. 홍콩법인에서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한 뒤 이 자금을 인도법인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인도 쉐어칸증권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쉐어칸증권은 인도 현지에 130여개 지점을 보유하던 인도 9위 증권사다.

김 부회장은 4년 안에 미래에셋증권을 인도 내 5위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도를 중심으로 전체 이익의 50%를 해외법인에서 낸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실적도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 591억 원, 순이익 61억 원을 올렸다. 2022년에는 매출 265억 원, 순손실 37억 원을 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