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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6월] 부동산PF 구조조정 본격화, 건설업계 생존의 문제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4-06-0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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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6월] 부동산PF 구조조정 본격화, 건설업계 생존의 문제
▲ 올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건설업계는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의 터널을 지나게 됐다.

대다수의 대형건설사들은 다소 흔들리더라도 버텨낼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중소형건설사들은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한층 매섭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회복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 증권사와 신용평가사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의 부동산 PF 정상화 정책에 따라 사업장 평가를 거쳐 하반기부터는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여태까지 PF, 특히 브릿지론은 이자 유예 및 만기연장 상태로 사실상 사업진행이 멈춰있었다”며 “이번 PF 구조조정안은 강제성도 있고 평가예시도 구체적이라 PF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사업성 평가 및 대주단 협의 과정, 금융권 충당금 부담 등을 고려했을 때 PF 구조조정은 특정 기간에 집중되기보다 3~4개 분기에 걸쳐 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반기에 본격적 구조조정에 돌입한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PF 부실사업장을 정리하고 재구조화하는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5월 내놓은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방향’은 부실사업장을 가려내고 정상사업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를 위해 사업성 평가대상을 기존 본PF와 브릿지론에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까지 확대하고 대상 금융기관에 새마을금고도 포함했다. 

또한 평가단계를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사업 진행 현황, 수익구조, 만기연장 횟수, 연체여부 등 평가기준을 구체화했다.

사업성 평가 결과 유의 등급은 재구조화 또는 자율매각을 진행하고 부실우려 등급은 상각하거나 경매·공매를 진행한다. 은행과 보험업권이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하고 토지주택공사가 토지매입·매입확약을 하는 등 필요한 자금을 공급한다.

정상사업장에도 PF 사업자보증을 확대하고 비주택 사업장 보증을 신설하는 등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원활한 사업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PF 정상화와 관련해 대형건설사들을 향한 우려는 크지 않다. 구조조정을 피할 수는 없지만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상장사 레벨의 상당수 우량 건설사들은 자체 자금·대출, 회사채 발행 등으로 진행 PF 사업장의 운전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며 “리스크를 준공시까지 이연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상위 건설사들의 미분양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추가적 충당금 확보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겠으나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와 경쟁력 있는 금융비용 등으로 PF발 유동성 리스크 문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PF 구조조정 진행에도 주요 건설사들은 손실이 제한적일 전망이다”며 “미착공 PF의 서울·수도권 비중이 높고 비주택 일부 현장은 이미 손실 반영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시공능력평가 30위권 건설사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 관련 잠재손실 비중이 큰 곳으로 롯데건설(29%), 코오롱글로벌(37%), SGC이테크건설(32%), 동부건설(14%) 등이 꼽혔다.

다만 개별 기업별로 PF 정리와 유동성 마련 등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기업도 PF 리스크가 크게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파악된다.

한국기업평가도 이번 방안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데스크리포트 6월] 부동산PF 구조조정 본격화, 건설업계 생존의 문제
▲ 부동산 PF 사업장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면서 수분양자를 찾기 어려운 지방사업장 중심 건설사들은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기업평가는 등급별로 AA급인 현대건설은 미착공사업장 대부분이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해 사업성이 양호하며 2024년 본PF로 전환할 예정이라 큰 영향이 없다고 봤다.

 A급인 롯데건설도 올 초 시중은행과 2조3천억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미착공사업장 다수에서 만기를 장기화하고 약 1조4천억 원의 프로젝트를 올해 본PF로 전환하고 있어 브릿지론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BBB급인 코오롱글로벌은 대전 봉명동 오피스텔 관련 대출을 본PF로 전환하고 모회사인 코오롱 신용보강 등으로 5천억 규모 자금조달을 진행해 유동성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대다수 대형건설사들이 PF부실 사태를 극복할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문제는 충분한 체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건설사들이다.

백광제 수석연구원은 “수분양자를 찾을 수 없는 PF 현장은 다가올 준공 시점 이전에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분양자 모집이 어려운 지방 중심의 하위 건설사들은 준공 이전 리스크 축소가 어려워 보인다”고 바라봤다.

이미 건설사들의 위기는 현실이 돼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의 건설산업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부도 건설사수는 모두 1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곳)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3월까지 9곳이던 부도 건설사는 4월 1곳에 그쳐 ‘4월 위기설’을 잘 통과하나 싶었으나 5월 들어 다시 4곳으로 늘었다. 특히 4월까지 부도가 난 곳은 모두 전문건설사였으나 5월에는 3곳의 종합건설사까지 포함됐다.

4일 현재까지 건설사 폐업신고는 종합건설사 243건, 전문건설사 1321건으로 모두 1564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2014년(1934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브리프 64호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2010년대 초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도래한 극심한 불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위원은 “쇠퇴기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내수시장 충격이 크고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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