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중국과 항공기 100대 판매 논의, '보잉 블랙리스트' 반사이익 얻나  

▲ 5월16일 프랑스 이스트르에 위치한 공군 기지에서 한 군인이 에어버스의 A330 다목적 공중급유기(MRTT)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 에어버스가 중국 항공사들에 기체 100여 대를 공급하는 내용으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중국이 미국 보잉을 사실상 안보 관련 ‘블랙리스트’에 올린 직후 나온 소식이라 보잉 항공기를 에어버스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블룸버그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들 발언을 인용해 “중국 대형 항공사들이 에어버스 A330neo 모델을 100대 이상 구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경쟁사인 보잉이 미국과 중국 사이 지정학적 긴장 기류에 휘말려 항공기 판매에 차질을 겪다 보니 에어버스가 반사 이익을 누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시됐다. 

중국 항공사들이 정부 입김에 따라 보잉에서 에어버스로 공급사를 갈아탈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보잉은 중국 당국의 조종석 녹음기 관련 추가 조사에 직면해 일시적으로 대 중국 수출이 멈춰선 상태라고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가 5월20일 미국 보잉 방산우주보안(BDS)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지정한 연장선상에 있는 조치다. 대만으로 무기를 판매했다는 이유다. 

이는 미 당국의 관세 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바이든 정부는 180억 달러(약 24조5874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8월1일부터 관세율을 인상하는 안을 최근 발표했다.

중국이 맞불을 놓으면서 보잉을 사이에 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에어버스가 항공사들과 납품 협상을 벌이는 장면은 보잉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종료되고 여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항공사들이 단순히 구형 기체를 신형으로 교체하기 위해 주문을 늘렸을 가능성도 함께 짚었다.

중국 업체들이 보잉의 777과 787 모델 주문을 넣은 사실도 여전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