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 정책에 따라 하반기부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구조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상위 30대 건설사의 잠재손실은 비교적 크지 않은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롯데건설·코오롱글로벌·SGC이앤씨 등은 자기자본 대비 잠재손실 비중이 30% 안팎으로 분석됐다.
 
신한투자 "하반기 부동산 PF 구조조정 본격화, 30대 건설사 잠재 위험 낮아"

▲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부터 PF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만 상위 30대 건설사는 그다지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31일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정부는 PF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6월부터 평가를 시작한 뒤 부실 사업장에 관해 우선 적용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라며 “하반기 PF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PF 사업장 가운데 브릿지론 현장은 이자 유예 및 만기연장 상태로 사실상 사업진행이 멈춰있었고 경공매 전환도 많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의 방안이 구체적 내용을 담으며 강제성을 띠고 있어 PF 구조조정은 실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사업성 평가 및 대주단의 협의 과정, 금융권 충당금 부담 등을 고려하면 PF 구조조정은 올해 하반기부터 3~4개 분기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13일 정부가 내놓은 ‘PF 사업장 평가 기준안 개선’ 방안을 보면 평가대상을 확대하고 PF 사업장 등급을 기존 3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이 밖에 등급이 가낭 낮은 부실우려 사업장의 충당금 75% 적립, 평가등급별 기준 핵심 위험요인 반영 및 구체화, 유의·부실우려 사업장 사후 관리 계획서 제출 및 정기 점검 등이 담겼다.

PF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더라도 주요 건설사들의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건설사들의 미착공 PF 사업장은 서울과 수도권 비중이 높고 비주택 현장에서 이미 손실을 반영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상위 30위권 건설사의 PF 우발채무 잠재손실을 추정한 결과 모든 잠재손실은 2조 원으로 추정됐다. 자기자본의 2.7% 규모다.

신한투자증권은 △제한적 정비사업 PF 리스크 △사업계획 당시 대비 공사비 40% 상승 △브릿지론 2년6개월 사업지연 △미착공 PF 청산 때 토지 40% 할인매각 △시행사 출자지분 10% 등 가정을 적용해 잠재손실을 추산했다.

이는 한국신용평가가 자사 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추정한 잠재손실 5조8천억~8조9천억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신용평가가 지역별 현황을 고려하지 않아 손실을 과대추정했다고 판단했다.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SGC이테크건설, 동부건설 등은 자기자본과 비교해 잠재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이 추산한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 관련 잠재손실 비중을 보면 롯데건설은 29%, 코오롱글로벌은 37%. SGC이앤씨는 32%, 동부건설은 14%이다. 그 외의 건설사들은 10% 미만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다만 이 추산은 사업지연 기간 2년6개월, 토지 40% 할인매각, 시행사 지분 외 모두 건설사 손실 부담이라는 다소 극단적 가정을 적용하고 개별 기업별로 진행하고 있는 PF 정리 및 유동성 마련안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손실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 기업들도 PF 리스크가 크게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신한투자증권은 중장기적으로 주요 건설사들이 주택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방 사업에서도 시공사를 선정할 때 건설사 유동성과 신용등급을 강조해 대형사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의 높은 비용구조가 문제지만 계열사 건설사 활용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며 "DL건설, 자이에스앤디는 이미 다른 업체 사업장에서 시공사 교체 수요가 증가해 신규사업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 확인된다"고 진단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