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김호중(가운데)이 2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 파장이 국내 연예계 산업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폐업 수순'에 접어들며 여기에 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손해를 볼 가능성에 노출되면서다.
28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BS미디어넷이 생각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올해 4월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202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주주에는 이광득 대표이사(28.4%)와 최재호 이사(29.7%), 개그맨 정찬우(28.3%) 등 주요주주 외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10%), SBS미디어넷(3.6%)도 등재되어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이광득 대표와 개그맨 정찬우로부터 각각 5%씩 10%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당시 구체적 투자 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출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장부상 가치는 75억 원에 이른다.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23년까지 단순 지분투자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불똥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생각엔터테인먼트의 핵심 아티스트인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논란이 확산되며 사실상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김호중은 9일 본인 소유의 차를 운전하던 가운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사.
사고를 낸 이후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들이 김호중의 음주 운전 정황을 없애기 위해 ‘운전자 바꿔치기’와 자동차 블랙바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것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생각엔터테인먼트 지분 가치는 2023년 83억 원까지 높아졌지만 폐업 수순을 밟게 되면 들고 있는 지분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사건 관련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다”며 “사업 지속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 소속 연예인들에게 어떠한 조건 없이 전속 계약을 종료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연예인들을 사실상 방출하고 있는데 이를 놓고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 상법상 법인이 폐업하게 되면 주주들은 회사의 남은 자산을 주식 비율대로 받고 법인은 청산된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자산 규모는 489억 원이지만 선수금 등의 부채로 자본금은 116억6169만 원 수준에 그친다.
이를 지분대로 분배하게 되면 10%를 보유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서는 법인 청산에 따라 11억7천만 원을 건지게 되는 셈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장부상 가치가 83억 원이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지분 가치가 14%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추가적 부채나 소속 연예인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퇴직금까지 고려하게 되면 자본금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피해규모나 손실액 등의 부분은 현재로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