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주가부양 총력전, 투자자 스킨십 늘려 밸류업 기대감 키운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외국인투자자들과 스킨십을 넓히며 밸류업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글로벌 투자자와 스킨십을 늘리며 주가 부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과거 사모펀드 유상증자 여파 등으로 올해 금융주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밸류업 열풍에서 다소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회장이 신한금융 주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여겨졌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를 일단락하고 글로벌 기업설명회(IR)에 힘을 싣는 만큼 향후 밸류업 수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기준 신한금융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61.11%로 올해 초(1월2일) 60.24%보다 1%포인트 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외국인투자자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열기를 타고 주요 금융주로 밀려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한금융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은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크게 늘었다.

KB금융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24일 기준 76.65%로 올해 들어 4%포인트 이상 올랐다. 13일에는 76.9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대 금융 가운데 막내 격인 우리금융 외국인투자자 비중도 42.62%로 올해 들어 5%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2019년 상장 이후 사상 최고치를 썼다. 하나금융 외국인투자자 비중도 같은 기간 1.5%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외국인의 투자 수준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 주가는 올해 들어 24일까지 18.06%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KB와 하나는 각각 42.14%, 40.78% 상승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높이기가 회장의 주요 과제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신한금융은 해마다 KB금융과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펼친다.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며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에 올랐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인 주가와 시총 측면에서는 KB금융과 차이가 올 초보다 더 벌어진 것이다.

신한금융이 밸류업 열풍에서 다소 소외된 데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모펀드를 주요 투자자로 맞으며 주식수가 5500만 주 가량 늘어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2019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7500억 원 규모, 2020년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BPEA, 현 EQT프라이빗)를 대상으로 1조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진 회장도 이를 의식하고 최근 진행한 미국 뉴욕 설명회에서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식 발행량을 지속해서 줄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기업투자설명회(IR)에서 “(신한금융처럼) 국내 자본시장에서 6분기 연속 자사주를 사들인 사례는 없다”며 “앞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목표로 두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식 발행 물량을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주가부양 총력전, 투자자 스킨십 늘려 밸류업 기대감 키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오른쪽)이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 회장.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은 실제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자사주 2791만 주 가량(올해 1분기 계획 포함시 약 1조 원어치)을 소각했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일본에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에서도 자사주 소각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은 뉴욕에 이어 6월 일본에서도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상황을 공유한다. 이번 행사에 진 회장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일본 주요 유관기관을 초청해 외국인투자자 스킨십을 늘린다. 

진 회장은 최근 오버행 이슈를 어느 정도 씻어낸 만큼 주가 부양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BNP파리바와 어피니티, EQT프라이빗 등 주요 사모펀드는 올해 지분을 팔며 밸류업 열풍에 따른 차익을 챙겼다. 주요 투자자 IMM프라이빗에쿼티도 지분 일부를 팔고 잔여 지분으로는 장기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뜻을 내보였다.

신한금융 경영진도 진 회장의 이같은 방향에 맞춰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이사,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등부터 신한은행 부행장 등 계열사 임원진에 이르기까지 자사주를 사들였다.

증권업계에서도 향후 신한금융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에서 신한금융을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오버행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단기적으로 수급 관련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